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뷰노, 올해 흑자 전환 목표로 생체신호 사업에 집중

김새미 기자I 2025.03.25 09:05:4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338220)가 ‘약속의 해’인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다. 잘 되는 사업인 생체신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영상의학 사업은 가지치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뷰노, 코어라인에 ‘뷰노메드 렁CT’ 양도…“각사 차별성 강화”

17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업체끼리 일종의 기술이전이 이뤄졌다. 뷰노는 지난 14일 코어라인소프트에 ‘뷰노메드 렁CT’(VUNO Med-LungCT)의 기술과 영업권을 양도하는 대신 약 34억원 규모의 지분 3.22%를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이예하 뷰노 대표(좌)와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우)는 지난 14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양사)
의아한 점은 뷰노메드 렁CT가 지난해 1월 일본 보험급여 대상으로 인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흉부 영상 진단 분야의 강자인 코어라인소프트에 흉부 CT 솔루션의 기술을 넘기고 뷰노는 생체신호 제품군을 필두로 하는 예방의료 AI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살려 차별성을 강화해 글로벌 AI 의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글로벌 의료AI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었다. 뷰노 관계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각사가 잘 하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사업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더 이익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 대한 AI 진단 보조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이다. 주력 제품인 폐암(폐결절) 솔루션 ‘에이뷰 LCS’(AVIEW LCS), 만성폐쇄성 폐질환 솔루션 ‘에이뷰 COPD’(AVIEW COPD), 관상동맥석회화 솔루션 ‘에이뷰 CAC’(AVIEW CAC) 등이 모두 흉부 CT 영상을 분석해 진단을 보조하고 있다. 개발 예정 제품들 역시 흉부 CT 촬영의 대상이 되는 폐색전증, 대동맥박리, 기관지확장증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코어라인은 이번 계약으로 ‘일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고객 네트워크’라는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3월 기준 일본의 뷰노 파트너인 M3 AI는 40개 이상의 병원에 진출했으며, 구독형으로 안정적 매출을 내고 있다. 코어라인은 여기에 고사양 제품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 역시 일본 의료AI 시장 진출에 활용할 예정이다.

◇다재다능한 뷰노, 2022년 이후 사업 가지치기 지속

뷰노는 2022년 공동창업자였던 김현준 전 대표집행임원과 정규환 교수(당시 CTO)가 퇴사한 이후 2020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던 이예하 대표가 다시 대표집행임원이 되면서 강점을 가진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 기술이전 계약을 세 차례 체결하면서 사업 가지치기를 해왔다. 2022년 11월 A사에 4억5000만원에 AI 기반 치과 영상 분석 특허 기술이전을 하고 같은해 12월에는 퍼즐에이아이에 의료음성 솔루션 관련 제품 ‘딥ASR’(DeepASR)을 25억원에 넘겼다. 2023년 6월에는 B사에 덴탈 및 딥ASR을 2억원에 기술이전했다. A사와 B사는 사명과 상세한 내용을 비공개한다.

뷰노는 2014년 12월 설립한 1세대 의료 AI 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AI 엔진인 ‘뷰노넷’(VUNO NET)을 개발했다. 덕분에 글로벌 IT 기업이 제공하는 AI 엔진에 종속되지 않고 자체적인 제품을 활발하게 개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뷰노는 2018년 뷰노메드 본에이지(VUNO Med-BoneAge)가 국내 최초로 AI 의료기기로써 인허가를 획득하고 2019년 뷰노메드 딥브레인(VUNO Med-DeepBrain), 뷰노메드 체스트엑스레이(VUNO Med-Chest X-Ray)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국내외 인허가를 받았다. 2020년 7월에는 뷰노메드 펀더스 AI(VUNO Med-Fundus AI)가 국내 1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고, 이후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 이하 딥카스), 뷰노메드 딥EGC(VUNO Med-DeepECG), 뷰노메드 렁CT AI가 줄줄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뷰노의 핵심 제품인 딥카스는 2022년 5월 국내 의료AI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확정돼 같은해 8월부터 비급여 처방이 실시됐다. 2023년 6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BDD) 지정을 받았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2023년 10월 FDA으로부터 인증(510k)을 획득했다.

이처럼 뷰노에는 예후·예측 솔루션인 딥카스를 제외하더라도 주요 진단솔루션이 6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었다. 다재다능한 것이 오히려 독(毒)이 됐다. 다양한 제품을 다루다 보니 회사 역량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과감한 사업 가지치기를 단행, 딥카스에 보다 집중한다는 강수를 내렸다.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뷰노는 딥카스로만 2022년 9억원→2023년 95억원→2024년 3분기 누적 158억원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같은 기간 6개 진단솔루션의 매출 실적이 2022년 36억원→2023년 20억원→2024년 3분기 누적 14억원으로 점차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앞으로는 딥카스·하티브 등 생체신호 사업에 더 집중

뷰노는 앞으로 더욱 생체신호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생체신호 제품군에는 딥카스와 함께 만성질환 관리 브랜드 ‘하티브’(Hativ) 제품이 속한다. 하티브에는 심전도를 측정하고 부정맥을 분석하는 ‘하티브 P30’(Hativ P30)만 있었으나 최근 신제품 ‘하티브 K30’(HATIV K30)도 추가됐다.

뷰노의 생체신호 제품군은 지난해 최대 연매출을 기록하며 연속 우상향하는 실적을 보였다. 딥카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0% 증가하고 하티브는 37.6% 늘었다. 같은 기간 진단솔루션 매출이 제자리걸음(전년 대비 0% 증감)을 한 것과 대조된다.

핵심 제품인 딥카스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쟁제품인 ‘바이탈케어’(AITRICS-VC) 개발사 에이아이트릭스가 특허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유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국내에서 딥카스를 도입한 병원수는 이달 기준 120개이며, 바이탈케어는 90여 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뷰노는 올 상반기 내 딥카스의 FDA 승인을 받고 10월에 미국 혁신보험 수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단 실질적인 해외 매출이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부터일 것으로 예상된다. 약 7000원으로 책정돼있는 국내 병원 납품가에 비해 미국 보험 수가는 약 3배 이상일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미국 진출 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을 겨냥해 2023년 1월 론칭한 가정용 심전계, 혈압계, 체온계 등 의료기기와 모바일 앱으로 구성된 하티브를 강화한다. 이 중 심전계인 하티브 P30은 6유도(6-Lead)로 정밀하게 심전도를 측정해주는 기기이다. 키오스크 타입으로 개발된 신제품 하티브 K30도 오는 20일 공개된다.

아울러 뷰노는 오는 28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의료기기 수리업, 당뇨병 소모성 재료 판매업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하티브의 아이템을 확장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뷰노 관계자는 “뷰노는 앞으로 예방의료 AI 분야에 선택과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 분기 BEP 달성 및 흑자 전환 목표에도 변동 없다”고 강조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