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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전성시대]⑥삼성메디슨, AI기반 초음파 의료진단 톱3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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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I 2025.06.23 09:05:55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초음파 의료진단기기 부문에서는 삼성메디슨과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등이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접목한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각각 프리미엄과 보급형이라는 타깃 시장에 집중한 전략으로 후발주자의 한계를 뛰어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메디슨은 더 나아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전통 강자들을 넘어선다는 목표다.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 (사진=삼성메디슨)


삼성메디슨 올해 연매출 첫 6000억 돌파...AI 접목으로 초격차 나서

초음파 의료진단은 고주파 음파를 인체에 발사해 조직이나 장기에서 반사되는 음파를 영상으로 전환하는 의료 영상 기술이다. 방사선 노출이 없고, 실시간으로 장기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어 산부인과, 심장내과, 복부, 근골격계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삼성메디슨은 순수 국내 기술로 초음파 의료진단기기를 개발해 세계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을 6%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의 의료기기 부문을 이끄는 삼성메디슨은 1985년 설립 이후 초음파 의료진단기기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무대의 주인공에 다가서고 있다. 코로나19 등 대내외 악재에도 연매출이 2022년 4851억원, 2023년 5174억원, 2024년 5712억원으로 우성장을 거듭했다. 올해는 첫 6000억원 돌파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업계 5위 수준 매출이며, 이 중 85%가량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도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은 2024년 101억 달러(약 14조원)에서 2037년 210억 달러(약 29조원)로 커진다.

초음파 진단의 핵심인 영상 해상도와 화질, 인공지능(AI) 보조 기능, 사용자 경험(UX) 및 인체공학 설계 등의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메디슨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중에서도 글로벌 ‘톱3’ 진입의 핵심 역할을 할 AI 부문에서 삼성메디슨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인 산부인과용 프리미엄 초음파 의료진단기기 ‘헤라(HERA) 제트(Z) 20’이 대표적이다. 신제품은 AI 진단 보조 기능 ‘라이브 뷰어시스트’가 처음으로 적용된 제품이다. 라이브 뷰어시스트는 태아를 스캔하는 동안 나타나는 초음파 영상 중 필요한 단면을 자동으로 추출해 전체 임신 주기에 필요한 항목별 측정 결과값을 제공한다.

삼성메디슨은 그룹의 핵심 경영철학인 ‘초격차’를 위한 행보에도 나섰다. 지난해 9월 약 1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프랑스 초음파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니오’가 그 중심에 있다. 2011년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된 삼성메디슨이 처음으로 인수합병(M&A)한 소니오는 부인과 초음파용 AI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산전 AI 진단 보조 솔루션인 ‘소니오 서스펙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명성을 증명한다. 태아 심장, 뇌, 복부 등 해부학적 영역에 대한 7개 초음파 뷰와 8가지 이상 소견을 자동으로 감지해 11주 만에 선천적 기형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여성 건강,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에 강점에 AI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의료 전 분과에서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을 더욱 빠르게 개척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산부인과용 프리미엄 초음파 의료진단기기 ‘헤라 제트 20’. (사진=삼성메디슨)


알피니언·에스지헬스케어 허리 역할...세계 유통망 바탕 빠른 성장 기대

이밖에도 일진그룹 계열 의료기기업체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과 에스지헬스케어(398120) 등이 국내 초음파 의료진단기기 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각각 500억원, 300억원 정도의 연매출을 내고 있지만, 글로벌 진출을 이뤄낸 만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알피니언의 경우 미국, 독일, 중국 3개의 법인과 80여개의 해외 대리점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에 초음파 의료진단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가져오고 있다. 최근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해 보급형 제품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고성능 보급형 초음파진단기 ‘X-큐브(CUBE) 60’와 ‘X-큐브(CUBE) 50’ 등이 대표적이다.

에스지헬스케어도 세계 77개국 126개의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으며, 진료소를 비롯한 국립병원 등 다양한 규모의 병원에 제조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알피니언과 마찬가지로 80% 이상의 매출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초음파 의료진단기기업계의 성장은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유독 돋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2023년 11조 3148억원에서 2024년 11조 4267억원으로, 같은 기간 수출액은 51억 8000억 달러에서 52억 6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AI 기술이 적용된 초음파 의료진단기기’가 디지털의료기기 생산·수출 1위다. 향후 삼성메디슨 등의 매출 확대로 그 기여도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초음파 의료진단기기 등 주요 의료기기 부문에서 AI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삼성메디슨을 비롯한 국내 기업이 후발주자였지만,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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