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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라파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목표로 세 가지 마일스톤을 설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유럽·중국 마이크로니들 패치 화장품 시장 강화 △미국 지사 설립 △1건 이상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플랫폼 기술이전이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이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유럽과 중국 시장에 집중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겠다”며 “올해 별도 기준 매출 28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의 흑자기조(별도 기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라파스의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 201억원, 영업이익 3억원이었다. 수출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라파스는 지난 2017년 유럽 시장을 개척해 유럽에서 조금씩 매출을 늘려갔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라파스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한국 55%, 미국 23%, 일본 16%로 세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유럽를 비롯한 기타 국가는 다 합쳐 6.3%(13억원)에 불과하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유럽 시장에서의 성적이 꽤 좋았는데 팬데믹으로 단절됐다”며 “유럽에서 과거 성장세를 부활시키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럽 내 물류기지를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유럽 전체 시장은 크지만 각 국가의 내수 시장은 작고 그 안에서 영세한 업체들도 많다. 물류기지 설립은 라파스의 자체 마이크로니들 패치 화장품 브랜드인 ‘아크로패스’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물류비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기업들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유럽에서 자사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진출도 재점화할 방침이다. 라파스는 지난 2021년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NMPA)으로부터 ‘트러블큐어’와 ‘스팟이레이저’ 제품의 위생허가를 취득해 중국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이듬해에는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크로패스 판매를 개시하기도 했지만 아직 유의미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중국쪽 전문가를 영입해 중국에서도 열심히 영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지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라파스의 미국 매출은 2023년 28억원에서 지난해 45억원으로 1년 만에 61% 성장하는 쾌거를 냈다. 미국에서의 화장품 매출 성장세에 힘을 싣는 것과 동시에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사 설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앞서 라파스는 지난 2022년 11월 미국 진출을 용이하게 하고자 샌프란시스코에 판매법인인 퍼시픽바이오아메리카를 설립한 바 있다. 판매법인을 지사로 확장함으로써 화장품 사업은 물론, 미국에서 마이크로니들 패치 의약품의 인·허가 절차도 본격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지사를 설립하게 되면 라파스는 일본, 중국에 이어 세 번째 지사를 보유하게 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연말 환율이 25% 이상 오른 상황에서도 오히려 미국 매출은 늘어났다. 미국 소비자들이 우리 마이크로니들 패치 화장품을 구매할 때 가격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라면서도 “화장품 사업뿐 아니라 마이크로니들 패치 의약품 인·허가를 위해서도 지사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내 작은 생산기지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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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회사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지난해 라파스는 화장품분야 사업본부장을 신규 영입하는 등 자체 브랜드 강화에 공력을 쏟고 있다. 선보경 브랜드사업부 신임 본부장은 아모레퍼시픽(090430), CJ올리브영, 애경산업(018250) 등에서 화장품 관련 사업 임원직을 거친 인물이다. 한국에서의 영향력이 커져야 K뷰티 열풍을 타고 수출도 원활해진다는 것이 정 대표의 판단이다.
국내·외 화장품 사업과는 별개로 마이크로니들 패치 플랫폼의 기술이전도 연내 최소 1건 이상 체결하겠다는 포부다. 라파스는 설립 초반부터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바탕으로 화장품을 개발해 매출을 내고 이를 의약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이달 중 붙이는 비만약 개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노보 노디스크와의 미팅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중국 제약사와도 마이크로니들 패치 의약품 개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정 대표가 목표하는 마일스톤을 달성한다면 올해 연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파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2·3 계엄사태 등으로 인한 소비 위축 탓에 연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35억원을 냈다.
정 대표는 “경비절감과 동시에 매출 신장 노력을 병행하겠다. 올해 매출은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마이크로니들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신약의 제품화가 가능한 기업,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