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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AMC사이언스, 업계 핫한 ADC에 눈길

임정요 기자I 2025.04.15 10:00:14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HD현대(267250)(옛 현대중공업지주)의 신규설립 신약개발 법인 AMC사이언스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특성 분석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신약 연구를 진행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AMC사이언스는 항암제를 비롯해 ‘미충족 수요’가 있는 다양한 질환분야에 연구개발을 진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항체(Antibody) 전문가를 대대적으로 공개채용하고 나서면서, 기초연구부터 직접 수행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SK바이오팜 등 대기업 계열 바이오 회사들 가운데 후발주자인 AMC사이언스의 사업전략에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사진=HD현대)
‘ADC용 항체 특성분석 내부역량’

4일 AMC사이언스 웹사이트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회사는 항암제 ‘AMC-1001’, 안질환치료제 ‘AMC-2001’, 면역질환치료제 ‘AMC-3001’, 색소침착질환치료제 ‘AMC-4001’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특히 ADC에 적합한 항체의 특성분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알렸다.

AMC사이언스는 프로테오엑스플로어(ProteoXplore) 플랫폼을 기반으로 환자의 임상데이터를 프로테오믹스·멀티오믹스 기술로 분석해 신약타깃을 발굴하고 임상적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킬 신약 후보 물질을 제작, 표적(on-target)·비표적(off-target) 반응 단백질을 확인해 반응부위를 특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후보물질 탐색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노화로 인한 안질환, 자가면역질환, 과색소침착 및 저색소 침착 치료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일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술이전 받은 내용으로 파악된다.

AMC사이언스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세운 아산사회복지재단 산하의 서울아산병원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이다. 사명도 아산메디컬센터(Asan Medical Center)의 머릿글자다. 서울아산병원의 기초의학연구를 기반으로 난치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타깃을 지속 발굴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립한다는 비전이다. 서울아산병원의 임상의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에 소속된 중개의과학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AMC사이언스는 작년 11월 HD현대의 계열사로 신규설립됐다. 작년 말 기준 HD현대가 84.38% 지분을 보유했다. HD현대의 최대주주는 26.6% 지분을 보유한 정몽준 회장이다. 장남인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6.12%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다.

한편, 지주회사인 HD현대는 HD현대오일뱅크,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로보틱스 등을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정몽준 회장의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가 AI 진단기업 루닛(328130)의 사외이사를 3년 맡기도 하는 등 오너가 차원에서 의료 영역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 관계자는 “ADC를 개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으나, ADC용 항체의 특성분석을 할수 있는 항체 관련 내부역량이 있다”며 “웹사이트에 등재된 파이프라인은 기초연구하고 있는 건이며 일부는 병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았다”고 말했다.

◇제한된 인력 풀…바이오벤처 회사들 난색


HD현대는 지난 달부터 초기 신약물질 발굴 및 개념검증, 사업개발 영역에서 전문가를 영입 중이다. 채용을 진행 중인 분야는 구체적으로 신약타깃발굴, 단백체분석, 항체발굴, 항체엔지니어링, 신약후보물질 효능평가(MOA), 오믹스 데이터 분석, 비임상개발, 프로젝트관리, 의약품공정개발 및 생산, 퀄리티컨트롤, 규제, 사업개발, 전략기획 분야다. 더불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의 AI센터에서 AI기반 신약개발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 예정 분야를 살펴보면, 자체적으로 물질 발굴부터 초기 연구개발을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두드러진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HD현대라면 바이오텍 M&A를 통해 속도감 있는 신약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을텐데, 맨땅에서 시작하려는 모습에 의아함이 제기된다. 또, 인력 풀(pool)이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HD현대가 유망한 과학자를 모두 흡수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한 바이오회사 임원은 “1년에 석사급 연구원이 1000명이 채 안나오는데 국내 바이오텍은 1000여개가 넘는 상황이다. HD현대 공개채용에 우리 회사 연구원이 이탈할까 무섭다”고 말했다.

한 바이오 VC 심사역은 “2021년 즈음 시리즈 A를 조달한 바이오텍 가운데 GLP 독성시험까지 마치고 자금이 고갈된 곳이 상당하다. VC들과 연결하면 인수할만한 회사를 여럿 추천받을 수 있을텐데 ”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AMC사이언스는 부지홍 HD미래파트너스(HD현대 흡수합병) 대표와 박성욱 아산의료원 원장이 공동대표다. 이 외 사내이사진은 이상혁 HD한국조선해양 회계부문장, 남궁훈 HD현대 재무지원부문장 전무,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으로 꾸렸다. 사외이사진은 조유숙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소장, 이관순 GID파트너스 대표다.

부지홍 AMC사이언스 대표는 “세계적인 의료기관인 아산병원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서 글로벌 사업화를 해나갈 예정이다. 2025년부터 본격적인 신약 연구 및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M&A는 아직 검토하는 내용은 없다. 신약개발을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 걸리더라도 기초연구부터 차근히 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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