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 전년도 매출의 41% 달성…영업이익률 43%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바이오로직스는 매출 395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이전까지 최대 기록이었던 직전 분기 매출(368억원)보다도 7% 이상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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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서 이연된 물량이 올 1분기에 마저 나갔고, 여기에 유니세프에서 주문한 올해 물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났기 때문에 1분기 수출 물량이 예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유니세프는 2025년도 경구용 콜레라백신 납품요청서를 통해 유바이오로직스에 7200만 도스를 요청했다. 이는 원화로 1490억원에 달하는 규모인데, 2024년도 요청 물량(4933만 도스)보다도 1.5배 늘어난 물량이다.
단순히 매출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수익구조가 개선됐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콜레라백신 공공시장을 독점하면서 도스당 평균 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다, 유바이오로직스의 경구용 콜레라백신 3종 중 가장 마진율이 높은 ‘유비콜-에스’의 생산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회사가 공급하는 콜레라백신의 90% 가량을 유비콜S가 차지한다”며 “(이것이) 영업이익률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비콜-에스가 출시된 지난해 해당 품목의 생산비중은 25%였는데 당시 영업이익률은 36%에 달했고, 유비콜S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43%에 육박했다. 순수익 중 제조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의 비중을 의미하는 매출총이익률은 이미 55%를 달성했다.
경쟁사 나타났지만…“2028년엔 연 매출 2000억원 목표”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콜레라백신 공공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가 유지될 내년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후에는 다시 경쟁이 시작된다. 인도 제약사 바라트바이오테크(이하 ‘바라트바이오’)가 경구용 콜레라백신 ‘힐콜’(HillChol)을 출시하며 공공시장 진입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사노피의 인도 자회사인 샨타바이오텍이 콜레라백신 ‘샨콜’의 시장 철수를 공식화한지 3년 만에 경쟁구도로 복귀하게 됐다.
힐콜은 바라트바이오가 미국 MSD 및 글로벌 자선재단 웰컴트러스트의 합작사인 힐먼연구소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한 경구용 콜레라백신이다. 힐콜이 공공시장에 진입하려면 해당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바라트바이오는 상반기 내 PQ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PQ 신청 후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 내년 4분기에야 힐콜의 공공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바이오로직스에는 2026년까지 시간이 있는 셈이다.
다만 힐콜이 진입하더라도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백신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콜레라백신 공공시장은 기후위기 발생, 분쟁지역 증가로 공급량보다 시장의 수요가 큰데다, WHO가 ‘엔딩 콜레라 2030’(Ending Cholera 2030) 캠페인을 벌이며 지속적으로 콜레라 퇴치에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내 바라트바이오가 유의미한 수준의 생산능력(CAPA)을 갖추는 것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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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티프-씨주멀티도즈는 PQ 인증을 거쳐 내년 말 공공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임상 2·3상 중인 EuNmCV-5의 공공시장 출시 목표 시점은 오는 2028년이다. 회사는 콜레라백신으로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내면서 2028년에는 유티프-씨주멀티도즈, EuNmCV-5를 통해 매출 1000억원을 더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가 공공시장에 진입하는 시점과 맞물려 장티푸스 백신이 출시되고 수막구균 백신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장티푸스 백신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 단기 매출 목표를 100억~200억원으로 잡고 있지만, 수막구균 백신은 우리가 목표하고 있는 공공백신 시장에서 경쟁사가 현재 인도 회사 한 곳뿐이다. 수막구균 백신이 공공백신 시장에 진입할 경우 이 백신으로만 700억~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