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가 빠르면 아이의 최종 키는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 사춘기와 키 성장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급성장이 이루어지지만 이후 성장판이 닫히면서 성장 속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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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에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가 부모님과 내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이미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부모님은 부작용 우려로 인해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국 이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초경을 했고, 현재 1년 동안 키 성장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키는 156cm에서 멈춘 상태였고, 운동도 잘하고 건강한 체질임에도, 156cm에 성장이 멈춰가는 원인은 빠르게 진행된 사춘기 때문이었다.
이 아이의 부모님은 키가 작은 편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180cm가 넘었고, 어머니 역시 163cm로, 유전적 요인만 생각하면 아이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조기에 찾아온 사춘기로 인해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다. 아이는 지금이라도 키를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고 있었지만, 이미 상당 부분의 성장 가능성을 놓친 후였다. 아이의 부모님은 지금이라도 160cm 이상만이라도 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진료를 하면서 어머니는 “그때 성조숙증 치료를 했더라면 어땠을까요?”라고 여러 번 질문을 하셨다.
성조숙증 치료는 본래 키 성장을 위한 치료는 아니다. 그러나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를 통해 아이의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를 연장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키가 클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다. 이 아이가 단지 1년만이라도 더 키가 자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다.
부모님들이 아이의 빠른 사춘기를 걱정하면서도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의 성조숙증 치료는 충분히 안전성이 검증된 방법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하는 것’이다. 치료를 미루고 망설이다 보면, 결국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부모님들이 아이의 성장과 건강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빠르게 진행되는 사춘기의 신호를 놓치지 말고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아이의 성장 기회는 ‘다음’이 아니라 ‘지금’이다. 더 이상 후회가 없도록, 우리 아이의 성장 치료를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