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한의원에 내원한 만성방광염 환자 273명을 조사한 결과 소변 증상별 발생 빈도가 주간 빈뇨 63%, 야간빈뇨 53%, 잔뇨 53%, 급박뇨 44%, 세뇨 22% 순이다.
먼저, 방광 문제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소변 증상이 주야간 빈뇨다. 소변을 불특정하게 자주 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불편을 주는 증상이다. 보통의 경우 하루 평균 5~8회 정도 소변을 보면 정상인데 그 이상 소변을 보는 것은 빈뇨로 평가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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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박뇨는 소변을 보고 싶은 신호가 오면 정상적인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참을 수가 있다. 요의를 느끼면 자율신경 계통이 작동해‘소변을 봐라’하는 신호가 뇌에서 전달이 되면 화장실을 가서 소변을 보게 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방광 기능이 떨어지면 자극이 와도 참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급격하게 방광의 수축이 일어나 예측불허의 절박뇨, 급박뇨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옆에서 누가 손을 씻거나, 물소리를 듣거나, 외출했다가 집에 거의 다 와 갈 때쯤 되면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아주 곤란한 지경에 빠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세뇨는 소변이 가늘고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은 상태다. 세뇨에는‘지연뇨‘ ’중단뇨‘라는 게 있다. 지연뇨라는 것은 한참 뜸을 들여서 나오는 것이며, 중단뇨는 것은 소변을 보는 도중에 잠깐 중단됐다 나오는 증상이다. 역시 모두 방광 기능이 저하되어 짜주는 힘이 약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렇게 만성방광염 환자들이 배뇨장애와 소변 자극 증상을 다양하게 겪는 근본 원인인‘방광기능저하’때문이다. 이 증상들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며 방광 기능이 떨어졌다는 유력한 신호이다. 방광 기능은 한번 떨어지면 저절로 회복되기 어렵다. 방광 근육이 사람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자율신경에 의해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소변을 덜 보게 하기 위한 항콜린성 약물이나 평활근 이완제 등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가 목적이며 근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빈뇨가 잔뇨와 급박뇨를 부르고 소변 줄기가 급격히 가늘어지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으려면 방광염 초기에 적극적이고 완전한 치료가 선행되어야 하며 환자들의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방광기능저하는 한의학에서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이다. 비뇨 생식기계통의 기능을 강화하는 고유 처방에 침과 온열요법을 병행하면 비교적 빠르게 방광 기능을 회복하고 소변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