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를 결정하면서 ‘오가노이드’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히며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신소재 평가솔루션 ‘오디세이’(ODISEI)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직까지 오가노이드 제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고 관련 산업이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구체적인 성과 도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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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사람의 장기 구조와 같은 조직을 구현한 제품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Verif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오가노이드 진단 및 치료제 등의 시장 규모는 2023년 13억9000만달러(1조9700억원)에서 2031년 60억2000만달러(8조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2.23%를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간간히 인수합병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2022년 몰레큘러 디바이스(Molecular Devices)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 대량 생산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셀레스(Cellesce)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머크 자회사 밀리포어시그마(MilliporeSigma)가 네덜란드의 허브 오가노이드(HUB Organoids)를 인수하며 주목 받았다. 둘 모두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오디세이는 인체 특성을 모사하는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동물실험 없이 첨단 의약품과 신소재를 평가해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최적의 평가 솔루션이다.
오가노이드는 미세유체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세포를 특정 구조에 배치해 장기의 물리적·화학적 환경을 정밀하게 모사하는 ‘생체조직칩’과 구분된다. 생체조직칩은 기계적 자극, 유동 제어 등 공학적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가노이드는 세포 스스로 조직화되며 실제 조직 형태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오가노이드는 자가조직화와 세포 다양성 측면에서 생체 모사도가 높아 질병 모델링이나 환자 맞춤형 치료 연구에 강점을 가진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현재 종양, 중추신경계, 장, 피부 오가노이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항암제 평가솔루션 오디세이-ONC는 대장암, 폐암, 담도암 등 총 13개 암 종을 재현할 수 있다. 또 세포독성 T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CAF 등 총 8개의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 관련 세포를 포함할 수 있어 각각의 세포 조합으로 다양한 종양 미세환경 구현이 가능하다.
항바이러스제 평가솔루션인 오디세이-VIR는 편도, 아데노이드, 코 점막, 폐 등의 정상 오가노이드와 이에 대응하는 미세환경이다. 코로나19(SARS-CoV-2)를 포함하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결합해 감염병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 등과 50건 이상의 계약도 체결했다. 최근에는 세브란스병원과 협력해 오가노이드 모델을 사용해 환자 암세포가 면역항암제에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를 사전에 시험해보는 분석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매출 2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7년 연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분석 방식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오디세이는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단일 세포 RNA 시퀀싱’(single cell RNA sequencing, scRNAseq), ‘3차원 공간 생물학적 분석‘(spatial biology analysis) 등이 적용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제품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먼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은 기존 전통적인 염기서열분석 대비 빠른 분석이 가능하며 비용적으로도 효과적이다. 민감도와 정밀도 측면에서도 전통적 염기서열 분석 대비 우월하다. 단일세포 RNA 시퀀싱 기술은 개별 세포에서 발현되는 RNA 발현량 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각각의 면역세포 반응을 관찰하는데 유리해 특히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수요가 높다. 3차원 공간분석기법은 종양미세환경에서 각 세포들의 위치가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발견되며 발전된 기법이다. 이 기법 역시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수요가 많다.
또 오디세이는 약물 작용 기전(MoA)에 따라 적합한 미세환경 구성 요소, 분석법 등을 조합해 실제 임상시험 환경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해 신소재 평가를 진행한다. 따라서 새로운 기전(MoA)을 가진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는 경쟁업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라며 “이런 최첨단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다각도로 분석된 풍부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평가 예측력을 높여 고객이 신소재에 대한 종합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확한 제품 기준 없어…매출 확보는 시간 걸릴 듯
지난해 말 머크 자회사의 오가노이드 기업 인수에 이어 FDA의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까지 공식화 되면서 오가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지만, 오가노이드 제품을 규제하는 기관이나 관련 기준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오가노이드 제품의 경우 인체에 투여 또는 적용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FDA 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별도의 품목허가도 필요하지 않다. 제품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없고 업체 별로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서 제품이 생산되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전임상 등 데이터를 확보한 뒤 규제기관으로부터 사람 대상 임상 허가를 받게 되는데 규제기관이 오가노이드 제품 관련 명확한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지 않는 만큼 데이터 신뢰성 등의 부분에서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관계자는 “오가노이드 제품에 대한 규제는 없다”며 “미국에서 생산하고 싶다면 미국에서 배양하면 되고, 배양한 조직을 해외로 가져가는 것만 아니라면 어디서든 생산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전임상 연구에서 어떤 종류와 방식의 오가노이드를 사용했는지를 밝히고 그에 따른 결과도 함께 정리해 제약바이오 기업이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며 “FDA가 공식적으로 오가노이드를 동물실험 대체로 공식화한 만큼 앞으로 관련 규정들도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주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