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걸 애드바이오텍(179530)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기업가치 하락과 실적부진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부채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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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장 이후 R&D 투자로 적자 폭 커져
동물의약품 항체전문업체 애드바이오텍은 2022년 1월 코스닥 상장 이후 신규투자와 설비확장 등으로 인해 지난해까지 3년째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매출은 110억원대로 코로나19 이전으로 수준을 회복했으나,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정 대표가 결기에 찬 모습으로 이번 인터뷰를 진행한 이유다.
그는 “지난해 결산 기준 자본총계는 약 29억으로 자본금 45억 7000만원의 65% 수준을 기록해 관리종목의 이슈에서는 벗어났다”며 “감사의견도 적정을 받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문제는 발생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차손 이슈도 올해 실적 성장을 통해 비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실적 반전을 자신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근거는 애드바이오텍이 상장 이후 어려운 상황 속에도 꾸준히 이어온 신규투자의 결실이다. △음식물 처리기용 미생물제 상용화 △원천기술 고도화를 위한 나노바디 항체 플랫폼 개발 △장기지속형 양돈 주사용 항체 기술 확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사업은 애드바이오텍의 중장기 성장을 이끌 주역으로 꼽힌다.
당장 음식물 처리기용 미생물제 사업은 올해 2분기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미생물제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천연 미생물로 구성된 제품이다. 분쇄·미생물형(4세대) 음식물처리기에 필수 재료로 꼽힌다. 애드바이오텍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미생물제를 LG전자(066570)와 국내 중견 전자제품업체 등에 공급하기로 했다.
애드바이오텍은 미생물제 사업이 안정화되면 전체 매출에서 관련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미생물제 매출만 50억원 이상으로 목표하고 있으며, 성숙기에 들어서면 400억원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음식물처리기 국내 시장 규모는 6000억원으로 전년(2000억원)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국내 가전 대기업과 연계된 음식물 처리기용 미생물제 사업이 본격화되면 실적은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다”며 “또 다른 신규사업 반려동물용 인공눈물 등의 신제품 매출도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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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항체 의약품 매출도 확대 기대·기술수출은 보너스
중국 시장에서 돼지 생식기 호흡기 증후군(PRRS) 면역항체 제품 ‘나노큐어’와 돼지 유행성 설사병(PED)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 등의 신제품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PRRS는 돼지 에이즈로 불리며 세계 양돈 산업에 큰 피해를 주는 질병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농가 PRRS 감염율은 81.3%에 달하며, 바이러스 변이도 심해 피해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PED도 PRRS와 마찬가지로 양돈 농장의 생산성을 파괴하는 강력한 주범으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기존의 백신은 효과가 미미하고, 치료제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애드바이오텍이 선제적으로 관련 면역항체 제품을 내놓은 배경이다. 애드바이오텍은 나노큐어 신제품을 통해 관련 면역항체 제품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돼지 사육은 5억 두 규모로 한국의 50배 수준이다. 중국의 PRRS 치료제 시장은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중국 PED 치료제 시장 규모도 약 1조원에 달한다.
정 대표는 “나노바디 항체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국내 및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 주문량 증가로 생산에 비상이 걸려있어 나노바디 원료생산 확대를 위해 일부 설비에 대한 보강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첫 기술수출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애드바이오텍은 장기 지속형 동물용 항체 치료제의 임상실험 완료를 앞두고 있다. 최종 개발도 3분기 내 마무리된다. 계획대로 완료되면 세계 최초로 나노바디 항체를 이용한 첫 동물용 장기 지속형 항체치료제를 상용화할 수 있게 된다.
애드바이오텍은 이를 기술수출 하는 방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 현금화할 방법이기 때문이다. 시장도 뒷받침해준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나노바디 시장은 2023년 4억 달러(약 5800억원)에서 연평균 24.1% 성장해 2030년 17억 달러(약 2조 4700억원)로 커진다.
초기 시장이지만 기술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일례로 미국 머크는 2020년 나노바디 기반 골관절염 치료제 ‘M6495’를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바티스에 기술수출 했다. 4억 5000만 유로(약 7100억원) 규모로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정 대표는 “1회 주사로 약 30일간 효과가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양돈 주사용 항체의 개발을 완료했다”며 “올해 2분기에 본격적인 효능평가를 개시하고, 향후 글로벌 동물약품사에 기술이전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