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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ㆍ중 관세전쟁 치킨게임...후폭풍 철저히 대비해야

논설 위원I 2025.04.07 05:00:00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미·중 간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34% 상호관세를 물리자 중국은 4일 똑같이 34% 관세로 보복했다. 동시에 중국은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정제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중국은 한국의 교역상대국 1위, 미국은 2위국이다. 두 나라의 치킨게임은 필연적으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예상되는 후폭풍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관세전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 경제를 위협한다. 우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뉴욕 증시는 4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구리 가격도 9% 넘게 떨어졌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40%에서 60%로 높였다. 1%대 저성장이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는 한국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 여파로 중국산 저가품이 밀려오면 그 또한 예삿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들어 중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율은 누적 54%에 이른다.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 소액 소포에 적용하던 면세 혜택도 폐지했다. 아무리 값싼 중국산이라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을 잃은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제3국으로 물량을 돌릴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는 지난주 경제안보전략TF 회의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는 세계 경제질서를 재편하는 변곡점”이라며 “수출 주도의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문제는 처방이다. 안보와 무역의존도 등을 고려할 때 우리가 미국 또는 중국을 상대로 관세 벽을 쌓는 것은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 교역의 문을 열어놓되 관세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판이 바뀌는 변곡점엔 적시 대응이 중요하다. 행여 정부와 정치권이 곧 치러질 대선에 정신이 팔려 국익을 놓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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