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주 초반 달러화 약세에 연동돼 1410원대까지 하락 출발했다. 그러나 주 중반 이후 달러화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등으로 반등하자 환율 역시 상승세로 전환해 1430원대로 반등했다. 또 달러화 추가 하락이 제한된 가운데 한국 1분기 경제가 역성장하고, 4월 20일까지 수출이 부진해 국내 경제 펀더멘탈 우려를 자극하며 환율 상승을 뒷받침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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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진전도 확인됐다. 지난주 후반 중국은 메모리칩을 제외한 미국산 반도체 8종에 대한 125% 추가 관세 철회 조처를 내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협상은 진행될 것이며, 관세를 무작위로 부과하는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점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美경기 지표서 ‘관세 영향’ 확인하기
오는 30일에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된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에서 추정하는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연율 기준으로 마이너스(-)로 나오면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전분기 연율 0% 초반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둔화된 수치이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을 경우 침체 우려는 다소 완화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관건은 5월 2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4월 고용 지표다. 관세 충격에 따른 고용 위축을 추정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비농업취업자 수는 13만명 증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3월(22만 8000명)보다 현저히 급감한 수치다.
실업률은 4.2%에서 머물겠지만 노동 수요 둔화의 영향이 점차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보류될 가능성이 높고, 고용 역시 보다 신중해질 가능성이 크다. 고용 쇼크가 나올 경우 미국 경기침체에 무게가 실리며 달러화가 추가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
비미국 경기 지표·BOJ 통화정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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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에 발표되는 한국 4월 수출은 전년대비 2%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업일수 증가(+1일)를 감안해도 4월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른 직접적 충격에 이어 글로벌 교역 위축에 따른 중간재 수요 감소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일본은행(BOJ)은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대외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현재 0.5%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외환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 달러화 단기 바닥 확인하면서 이에 연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미 관세 협상 진전 등 대외 불확실성 완화 신호에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추가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4월 수출 역성장 등 부진한 지표에 펀더멘탈 우려를 해소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긴장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달러가 강세로 갈 가능성은 있지만 원화에 특별히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미일 협상에서 약간의 의견차가 드러나면서 엔화가 약세로 되돌림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번 회의에서 엔화 방향성을 확인해볼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