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충남 예산 지역의 특산주 ‘추사’는 100년 사과인 예산 ‘황토사과’를 활용해 만든다. 500㎖ 증류주 한 병을 만들기 위해 사과 4.7㎏이 필요할 정도로 좋은 재료와 정성이 들어간 우리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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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지역은 풍부한 일조량에 밤과 낮의 일교차가 커서 사과 생육에 적합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사과는 새콤달콤한 맛과 향기를 갖게 되고 과육의 조직감도 치밀해진다. 풍부한 과즙은 예산 사과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다.
추사를 만드는 양조장 ‘예산사과와인’의 시작은 사과농원이었다. 서은경 대표의 부친 서정학 대표가 40년 동안 가꿔온 사과농원에, 캐나다 양조 유학파인 사위 정제민 은성농원 대표가 합류하면서 예산 사과와인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2010년 와이너리를 완공하고 첫 제품으로 캐나다 스타일의 사과 와인을 출시한 데 이어 오크통 숙성 사과증류주 ‘추사40’, 블루베리 와인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소주 형태의 사과 증류주 ‘추사백40’과 ‘추사백25’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포트와인 오크통 숙성 ‘추사50’ 등 오크통 숙성 한정판 증류주가 대표적이다.
비단 ‘술’만을 제조·판매하지 않는다. 국내 최초 유럽식 농장형 와이너리를 표방하는 이곳은 과수원 음악회, 예산사과와인 페스티발을 개최한다. 와인 외에도 애플파이 만들기, 사과잼 만들기, 와이너리 투어, 시음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연간 3만명 이상의 방문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1989년 캐나다로 이민 간 정 대표가 현지의 와이너리 문화를 접하고 한국에 접목하고자 했던 시도다. 장인이 농사짓고 사위가 술을 만드는 배경 스토리를 문화적 상품성을 가진 술에까지 연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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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당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당분을 첨가하는 것 이외에는 주정이나 인공감미료 등을 첨가하지 않는다. 증류과정에서 초류를 제거해 메탄올 등 숙취의 원인 물질을 걸러냈다. 프렌치 오크통 숙성을 통해 부드러운 바닐라 향과 사과향이 어우러지는 것도 특징이다.
정 대표는 “세계적인 증류주들의 흐름은 다양한 오크통을 활용해 개성있는 술을 생산하는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다양한 와인을 담았던 오크통을 수입해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사과 증류주 제품들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은 사과도 많이 생산하지만 쌀도 많이 나오는 곳”이라며 “소주를 오크통에 숙성시켜 위스키와 경쟁할 수 있는 장기숙성 오크통 숙성주를 생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