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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데일리가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권 대형 건설사의 작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곳은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200%가 안정적인 상황으로 200%를 초과하면 부채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023년 11곳에 비해선 줄어들었지만 이날 현재 30위권 건설사 중 27곳만 공시했기 때문에 부채비율 200% 초과 건설사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서 동시에 유동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5곳에 달했다. 유동비율 100% 미만 기업은 전년(2곳)보다 3곳 더 증가했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 등으로 유동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100~150% 이상은 돼야 양호한 것으로 본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유동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 GS건설, 금호건설, HL디앤아이한라, SK에코플랜트와 2024년부터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이 여기에 해당한다.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 10위권 내에 속하는 대형 건설사마저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터라 규모가 더 작은 중소형 건설사들은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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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 경남 지역 2위 건설사 대저건설, 국내 건설면허 1호 삼부토건,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에 건설사들이 작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는 3월 이후를 기점으로 ‘4월 위기설’이 번지고 있다. 감사의견 거절이나 자본잠식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신성장전략연구실장은 “건설사들은 봄 수주 실적에 따라 그 해 경영성과가 결정되는데 발주가 적게 나오면서 간신히 버티던 업체들도 견디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다만 건설사들은 4월보다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건설업황이 악화한 후 2~3년 뒤에 유동성 위기가 극심화된다는 분석이다. 기존 공사가 완공되고 신규 수주는 줄어들고, 착공을 했더라도 미분양이 나면서 현금이 나올 구멍이 사라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과 2월 주택 착공실적이 각각 1만 178가구, 1만 69가구에 불과해 2011년 1월(1만 36가구)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과거 수주를 받았던 공사들은 완공되면서 현금 유동성이 줄어든 상황인데 신규 수주물량까지 적다 보니 건설사들의 현금이 마르는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