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관세로 인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달러인덱스는 99를 지속하며 ‘달러 약세’가 지지됐다. 이에 한국은행이 ‘완화적인 동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1410~1420원대로 추가 하락했다.
미국·유럽의 관세 영향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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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이 합의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이번주부터 상호관세와 철강·자동차 등 품목 관세에 적용되는 세율 최소화를 목표로 미국 측과 고위급 협상에 나선다.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가스, 원유, 농산물 등의 구매를 늘리는 수입 확대와 자동차 등 주요 기존 수출 제품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수출 대체라는 양대 접근 방법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기에 가시적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긴 로드맵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3일에는 미국과 유로존의 4월 S&P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발표된다. 관세 부과로 인한 충격이 반영된 첫 지표로, 경기 둔화와 비용 상승에 대한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미·중 간 관세 대립 격화로 미국의 제조업 PMI는 기준선(50포인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높아진 불확실성에 따른 재고 조정과 투자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제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4월까지 관세 부과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에 앞서 선수요 유입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요 왜곡 가능성도 있다.
韓1분기 ‘역성장’ 우려와 美연준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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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1분기 역성장을 전망하지 않지만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대형 산불, 고성능 반도체 수요 이연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성장률 부진은 한은의 5월 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이번주 내내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사이에서의 정책 딜레마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물가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 위원들도 파월 의장과 비슷한 의견을 내비칠 가능성이 높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정책적 대응에 대한 기대 약화는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는 약세 구간에 머물고, 국채금리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와 주요국 간 관세 협상 기한이 80일 가량 남아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진 시차 예상되고, 중국과의 대치 상황 또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번주 달러화 상승 모멘텀이 부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달러화의 상방 경직적인 흐름이 이어지면서 환율도 박스권이 예상된다”며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이 도래했고,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압력 여전히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증시 저가 매수세 더해지며 최근 3개월 누적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130억달러로, 2020년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