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는 지난 주 시작부터 흥미진진했다. 과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언급했던 미국채 금리 하락을 트럼프가 관세정책 발효로 현실화한 것에서부터 미국 증시 급락과 트럼프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도 의연한 파월 의장의 태도 등 금융시장 볼거리가 많았다.
위험자산은 미국이 오는 15일까지 소득세 납부 기한인 만큼 그렇게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국내 금리는 미국채 금리의 급락으로 이미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상태, 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한 만큼 이번 주는 다소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공산이 크다.
대외적으론 4월 지표가 나오는 5월 초까진 미국과 그 외 국가들 간의 관세 협상 과정을, 대내적으론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 모드에 들어간 국내 야당 대표의 정책 발언과 오는 17일 금통위서의 이창용 총재 발언 등이 이달 주목할 요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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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3월31일~4월4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16bp(1bp=0.01%포인트) 내외 급락하며 수익률 곡선 기울기가 가팔라졌다.(불 스티프닝)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주(지난주 금요일 오후 마감 고시 금리 기준) 대비 16.1bp 하락한 2.533%, 3년물 금리는 16.8bp 내린 2.461%를 기록했다.
5년물은 16.6bp 내린 2.544%, 10년물은 15.0bp 내린 2.692%에 마감했고 20·30년물은 각각 10.3bp, 8.8bp 내린 2.615%, 2.528%를 기록했다.
미국채 금리는 주말 변동분을 포함해 한주간 10년물 금리가 26bp 내린 3.99%,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6bp 내린 3.65%에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4일 이래 약 6개월 만에 4%대를 하회했다.
주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몇분기 동안 물가를 높일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관례적으로 고용보고서가 높은 주목을 받는 지표이나 관세정책 이후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보다 주시했다.
그는 “관세는 적어도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지만 그 영향이 더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파월 의장 발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지만 파월 의장은 이에 반응하진 않았다.
◇이미 한 차례 인하 선반영한 금리
이번 주 국고채 시장은 주 초 3조원 규모 국고채 3년물 입찰과 주 중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대기 중이다. 트럼프 관세 전쟁으로 지표 무용론이 나오고는 있지만 3월 물가지수마저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시장 심리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나 시장 레벨은 이미 한 차례 인하를 선반영, 3년물 금리가 2.5%대를 하회하고 10년물 금리는 2.75%를 하회하는 상태다. 이에 추격매수는 자제하라는 권고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단기간의 시장금리 속락으로 투자 유인이 제한적”이라며 “추격 매수보다 조정 시 매수 대응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 시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베팅을 마냥 따라가기도 어려워 보인다. 미국 정부 부채가 사상 최고치인 만큼 경기 둔화가 실현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미국의 재정정책 확장 여력은 통화정책에 비해 낮은 게 사실이다.
반면 국내는 정부의 재정정책이 이제 막 논의되는 상황인데다 이창용 총재의 그간 부동산 가격 경계 및 구조개혁 필요성 강조 등을 감안하면 통화정책보단 여전히 재정정책 필요성에 무게가 실려 있다. 거기다 대선 모드인 만큼 추경 관련 언급에 따라 얼마든지 레벨의 되돌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이 정도면 관세 충격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소강국면 내지는 횡보국면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한편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주 장외시장에서의 국채 수급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1조 6423억원대를 기록했으며 투신이 8043억원대로 뒤를 이었다. 다만 연기금은 1038억원대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