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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곧바로 경찰을 불러 이 일을 해결하자고 했다. 경찰은 처음엔 안씨의 말을 믿지 않다가, 마늘밭을 파내자 현금 다발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보고 수사에 나섰다. 처음 이씨는 마늘밭에 묻힌 돈에 대해 7억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가 12억원, 24억원으로 바꿔 말했다. 경찰은 마늘밭을 완전히 파헤쳤고, 이 밭에서는 110억원의 현금이 나왔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이씨의 처남은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를 통해 수익금 수백억원을 얻어는데, 이 수익금을 이씨에게 맡긴 것이었다. 처남은 2009년 4월부터 이씨에게 돈을 여러 차례 나눠 맡겼고, 2010년 4월에는 이 범죄수익금을 땅에 안전하게 묻어 숨겨 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김제에 토지를 구매하고 돈을 묻었고, 그 위에 마늘과 고추, 들깨 등을 심었다.
이후 이씨는 처남이 사용을 허락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인 2억 4000여만원을 더 썼다. 나중에 처남이 이를 알아채면 곤란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씨는 한 가지 꾀를 냈다. 바로 굴착기 기사 안씨가 돈을 훔친 것처럼 뒤집어 씌우기로 한 것이다.
결국 이 범죄수익금은 전액 국고로 환수됐다. 다만 이씨의 처남이 얻은 범죄수익금 중 60억원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씨 처남 역시 해외로 도피해 잡히지 않고 있다. 범죄수익금을 숨겨준 이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그의 부인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안씨는 마늘밭에 묻힌 범죄수익금을 신고함으로써 포상금 200만원을 받았지만, 성실하고 평범하게 살던 삶이 무너졌다고 한다. 마늘밭 사건이 널리 알려지며 안씨가 정말로 숨겨진 돈을 가져가지 않았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늘밭 역시 한동한 미처 파내지 못한 돈을 찾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며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법무부는 마늘밭 사건 이후 범죄수익환수 포상금 제도를 만들었다. 범죄수익금이 국고에 귀속되면 그 금액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