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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브릭만 베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두 곳의 선도적인 메모리 제조사가 하이브리드 본더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베시는 하이브리드 본더를 주문한 고객사 명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선도적인 메모리 제조사’라고 언급한 만큼 후보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 좁혀진다. 이들은 모두 HBM4 개발에 공을 들이는 기업이다.
베시는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만드는 몇 안 되는 반도체 장비 회사다. 현재는 HBM을 만들 때 D램을 쌓으면서 사이사이에 범프를 넣어 연결하지만, 하이브리드 본딩은 범프 없이 D램을 서로 직접 붙이는 방식이다. 이때 각 칩끼리의 구리 및 유전체를 접합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베시는 이 공정에 쓰이는 반도체 장비를 생산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HBM 사양이 높아질수록 피할 수 없는 공법이다. 고사양 HBM은 D램을 많이 쌓기 때문에 점점 높아지는데 범프를 제거하는 하이브리드 본딩 특성상 칩 전체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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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0단 HBM4E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달 대한전자공학회가 주최한 학술행사에서 “HBM4 16단까지는 기존 기술로 적층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20단부터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베이스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론은 하이브리드 본딩보다 기술 난이도가 낮고 기존 MR-MUF나 TC-NCF보다 칩 두께를 줄일 수 있는 플럭스리스 본딩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하이브리드 본딩 개발에도 동시에 힘을 싣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HBM뿐 아니라 고사양 낸드플래시 제조에도 쓰이는 기술”이라며 “차세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본딩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