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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 가격·식품 가격 안정세…높은 환율은 상방 리스크”
통계청의 ‘2025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1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중간값)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2%를 기록하며 작년 8월(2.0%) 이후 5개월 만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넘었다. 이어 2월에는 2.0%를 기록했다. 이번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은 석 달 연속 2%대를 기록하게 된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3월엔 그 이전까지의 국제유가 및 환율 변동성을 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2월 평균 배럴당 77.92달러로 전월(80.41달러)보다 3.1%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1월 평균 1455.79원에서 2월 1445.56원으로 0.7% 하락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농수산물 가격 안정이 물가 둔화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에너지 가격 하락 및 식품 가격 안정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 하락폭이 확대할 것이란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진으로 핵심소비자물가 오름세 둔화가 이어진 가운데 연초 물가 상승을 견인한 식료품과 석유류 물가 하락까지 더해지며 물가 하락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 “연간상승률 2.0%…추경 집행시 소폭 상회할 가능성도”
아울러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전반적으로 한은 목표에 근접한 수준을 보이면서 연간 상승률은 2.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국내 공급물가가 상승하면서 기업 원가 부담이 이어지겠으나 역내 소비 둔화로 가격 전이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다만 집세, 개인서비스 등 일부 서비스물가의 상방 압력이 높아 추후 하향 안정화 여부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물가는 한은 물가목표 근방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최근 전국 산불 피해 규모가 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피해 복구 예산 필요성에 공감대가 이뤄지면서 중단됐던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경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이와 연동해 물가상승률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 연구원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압력 확대에도 부진한 내수, 에너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효과에 힘입어 2% 내외 물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2~3분기 내 재정 집행이 이뤄진다면, 그 효과가 4분기에 나타나면서 물가상승률은 2%를 소폭 상회할 가능성도 존재하나, 괴리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