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시 죽산면 일대에 활기찬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청년들의 안정적인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김제시의 정책과, 조합을 형성해 서로 긍정적인 효과를 공유하는 사장님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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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김제시 죽산면에 위치한 죽산 양조장·죽산주막을 찾았다. 시골 마을의 정취를 높여주는 푸른 침엽수와 나열된 항아리를 지나 작은 마당을 거치면 푸른 지붕의 죽산주막이 눈에 들어온다. 평일 낮시간임에도 삼삼오오 둘러앉아 막걸리에 안주를 즐기는 손님들로 활기가 느껴졌다.
지난해 말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픈부터 대기를 해도 맛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젓갈만두 같이 손이 많이 가는 메뉴는 줄이고 쪽파김치와 파김치 통돼지찜, 파김치 삼합을 주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하루 평균 150명, 주말에는 500여명이 이 곳을 찾으며 월에 65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루에 파김치만 20kg씩 담글 정도다.
원래 이 곳은 폐양조장이었던 곳이다. 약 20억원을 들여 로컬재생 복합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16억원 투입했고 시비 3억 2600만원, 자부담 5400만원 가량이 들었다. 김포에서 88막걸리를 운영하던 정덕영 대표는 한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계기로 김제로 내려와 이 곳을 운영하게 됐다. 드넓게 펼쳐진 김제평야와 주변 환경도 양조장으로서 매력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월에 김제쌀을 3톤(t)씩 사용해 2만 2000병 가량의 막걸리를 생산한다. 주막이 몰리더라도 막걸리는 따로 사갈 수 있고 별도의 납품도 진행하므로 생산한 막걸리는 완판 행렬이다. 향후에는 김제의 다른 농산물을 이용한 막걸리 제작도 고려하고 있다. 마당을 활용해 지역 행사나 플리마켓 등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정 대표는 “이른바 ‘이장우 막걸리’로 유명세를 탄 게 크지만 이후에도 막걸리를 업그레이드 하고 음식도 맛있게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 김제라는 지역이 주는 좋은 느낌이 더해져 인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조장 개장 이후 주변 가게 매출도 평균 20~30%가량 상승했다는 게 김제시 측 설명이다. 실제로 걸어서 5분가량 거리에 있는 카페인 ‘트윈스테이블’도 양조장 개장 이전에는 월매출이 약 25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약 3500만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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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테이블이 처음 자리를 잡을 때에는 인근 독립서점 ‘오느른 책밭’ 정도 함께 했지만 이제는 공방, 와인숍 등이 함께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죽산 양조장이 처음 생겼을 때에도 많은 인원을 대기시키기 어려워 트윈스테이블의 도움을 받았을 정도다.
◇‘펼쳐라 청년의 꿈, 키워라 김제에서’…정책 다양
김제시의 ‘활기(活氣)찬 청년창업, 김제 폐양조장 로컬재생 프로젝트’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2023년 지자체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시는 이밖에 청년인구 유입과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취업청년 정착수당’은 중소·중견 제조기업에 정규직으로 재직 중인 청년근로자에게 월 30만원씩 5년간 지원하는 시책사업으로, 2019년부터 현재까지 256명을 지원했다.
또한, 농·임·어업, 중소기업, 문화예술, 연구소기업에서 6개월 이상 종사 중인 청년에게 월 30만원씩 12개월간 지원하는 ‘전북청년 지역정착 지원사업’, 미취업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원하는 ‘전북형 청년활력수당’ 등도 시행 중이다.
시는 청년의 안정적인 창업 기반 마련을 위해 향후 예비 청년창업가 5명 및 창업 7년 이내 청년창업가 5명을 지원할 예정이다. 선정된 창업가는 사업화 자금 최대 1500만원과 맞춤형 창업 컨설팅, 찾아가는 멘토링 등을 지원받는다. 또 예비 및 창업 3년 이내 청년창업가 4개소를 선발해 시제품 제작비 1500만원을 지원하고 창업기업 육성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129개소가 신규 창업, 대다수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10개소는 관외 청년이 전입해 김제에 자리를 잡았다. 이밖에 인구 유입을 위해 △명품관광지 조성사업 △성산공원 관광명소화 조성사업 등 관광자원 활성화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제시 관계자는 “’펼쳐라 청년의 꿈, 키워라 김제에서‘라는 비전으로 적극적인 청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자리를 잡은 청년들이 다시 지역에 젊은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