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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약가 최대 90% 낮추겠다”…韓통상압박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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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5.13 01:22:46

"세계 가장 낮은 가격 기준"…최혜국 대우 적용
"미국 약가 낮추고, 외국에는 비차별적 조치 시정"
USTR, 매년 한국의 약가제도 거론.."투명성 부족"
2주내 제약 관세도 발표 예정..미국내 공장 확대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내 일부 의약품 가격을 해외 저가 수준에 맞춰 낮추기 위한 정책을 부활시켰다. 이 조치는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이 다른 선진국 대비 평균 2~3배 높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억제하려는 시도다.

동시에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에 외국의 ‘비합리적이고 차별적인 정책’에 대응해 제약사들이 해외에서 불리한 협상을 강요받는 구조를 바로잡도록 지시했다. 미국에서 가격을 낮추는 대신 제약사가 해외에서 가격을 인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국 등 교역국의 약가 정책에 통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정책으로 알려진 이 계획의 일환으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우리가 하고 있는 건 기본적으로 평준화”라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명령이 메디케어(노인건강보험) 및 메디케이드(저소득층의료보험)를 포함해 민간 시장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며, 1기 당시 시도했던 ‘메디케어 파트 B 국한 정책’보다 훨씬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GLP-1 계열의 당뇨 및 체중 감량 치료제처럼 가격 격차가 크고 지출이 많은 약품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번 조치로 약값이 “최대 9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부터 미국은 더 이상 외국의 의료비를 보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빅파마’(Big Pharma)의 폭리와 가격 담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빅파마’가 불편해하면서도 외국 정부의 압력으로 저가 공급을 감수해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제약사들이 높은 약값을 유지하고, 외국에서는 저가로 공급하고 있는 게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에 외국의 ‘비합리적이고 차별적인 정책’에 대응해 제약사들이 해외에서 불리한 협상을 강요받는 구조를 바로잡도록 지시했다. 여러 선진국이 단일 건강보험 시스템을 통해 정부가 가격 협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USTR은 그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약가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한국에 제약 관련 통상압력을 내비칠지 주목된다.

USTR은 지난달 2일 발표한 2025 무역장벽보고서에서 “미국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는 한국의 약가 및 환급 정책의 투명성 부족과 정책 변경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실질적인 의견 수렴 기회 부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참여를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는 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최혜국 가격’으로 미국 환자가 제조사로부터 직접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중개인을 배제한 구조 마련을 지시했다. 30일 이내에 전반적 가격 인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경우 행정명령을 통해 해당 가격을 강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FDA(식품의약국)에도 캐나다를 넘는 더 많은 국가로부터 의약품 수입 확대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4월에는 주정부의 저가 약 수입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라는 별도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한 바 있다.

또한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에는 가격 인상을 유발하는 반경쟁적 행위를 단속하도록 명령했고, 상무부에는 해외 저가 약값을 가능하게 하는 수출 규제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방약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도 2주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는 국내 의약품 제조를 장려하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약품 제조업체가 미국 내에 새 공장을 신속히 세울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의지를 재확인했다.

일부 보건정책 전문가들은 ‘최혜국 가격’ 정책이 글로벌 제약시장 구조상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전체 제약 이익의 70%가 미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가격을 낮추면 수익성이 낮은 해외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고, 결국 환자 혜택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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