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탑승 시 필요 서류 구비 못 해 탑승거절
화장실 장애인칸으로 데려가 범행
재입국 즉시 체포...5시간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한 여성이 공항에서 반려견의 비행기 탑승이 거부되자 반려견을 화장실에서 익사시킨 혐의로 체포됐다.
 | 올랜도국제공항에서 앨리슨 로렌스가 반려견을 데리고 이동하는 모습. (사진=올랜도경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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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 올랜도 경찰은 지난해 12월 올랜도국제공항에서 반려견인 9살 슈나우저를 화장실에서 익사시킨 후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앨리슨 로렌스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렌스는 3급 중범죄인 중대한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됐으며 최대 5년의 징역형과 1만달러(약 146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로렌스는 지난해 12월 16일 올랜도 공항에서 미니어처 슈나우저종 반려견과 함께 콜롬비아로 향하는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수속을 밟았다.
그러나 관련 서류를 모두 지참하지 않은 탓에 반려견은 함께 탑승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콜롬비아로 여행하는 반려견은 수의사가 발급한 건강 진단서와 광견병 예방 접종 증명서 등을 지참해야 한다.
탑승 불가 통보를 받은 로렌스는 화장실로 향했다. 공항 폐쇄회로(CC)TV에는 그가 항공사 직원과 15분간 이야기를 나누고, 강아지와 함께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약 20분 만에 혼자 나오는 모습이 촬영됐다. 잠시 뒤 그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콜롬비아행 비행기에 탑승해 떠났다.
 | 지난해 12월 16일 미국 올랜도 국제공항 화장실에서 자신의 반려견을 익사시킨 혐의로 체포된 앨리슨 로렌스. (사진 =올랜도 경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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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공항 청소 담당 직원이 화장실에서 강아지 사체를 발견했다. 공항 직원은 화장실 청소 도중 한 여성이 장애인용 변기가 있는 칸에 들어가 이상할 정도로 오랫동안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직원은 “한 여성이 화장실 바닥에서 물과 개 사료를 치우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봉투에서 물에 젖은 강아지 사체와 인식표 등이 발견됐다. 부검결과 사인은 익사였다고 수사 관계자는 밝혔다.
3개월 후 미국에 돌아와 체포된 로렌스는 레이크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다만 5시간 만에 5,000달러(약 731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다룬 기사에 “끔찍한 사람이다. 징역 25년이 선고돼야 한다” “강아지를 다른 데 맡기거나 일정을 바꿔 항공편을 바꾸면 됐던 것 아니냐” “불쌍하고 무고한 강아지의 죽음이 안타깝다. (견주는) 괴물” 등 댓글을 달며 로렌스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