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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흐름이 신기했던 5세 소년, ‘공기역학’으로 세계 튜닝 시장 잡는다

김세연 기자I 2025.04.07 05:45:00

윤승현 에이드로 대표 인터뷰
공기역학 기반 자동차 바디킷 제조 업체
연비·다운포스·공기저항 개선해 자동차 성능 향상 꾀해
“새로운 형태의 탈 것 만들겠다”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다섯살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닫이 창문을 닫고 있는데 창문 사이 공간이 좁아질수록 바람이 거세게 불더라고요. 너무 신기해서 아빠한테 왜 공간이 좁을수록 바람이 빠르게 부는지 등 공기 원리를 재잘재잘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윤승현 에이드로 대표는 창문을 닫으면서 들었던 감정을 시작으로 공기흐름의 원리를 탐구하길 선택했다. 윤 대표는 바람이 불면 손에 들고 있는 종이가 왜 휘는지, 옷의 맵시는 왜 변하는지 바람이 변화시키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했다. 그렇게 공기역학을 전공하게 되고 공기역학을 기반으로 한 기술 기업 에이드로를 창업하게 됐다.

윤승현 에이드로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에이드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에이드로)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에이드로 사무실에서 만난 윤 대표는 공기역학과 디자인을 결합한 자사의 ‘바디킷’ 제품에 자신감을 보였다. 바디킷은 자동차의 외관을 개선하거나 더욱 세련되게 만드는 ‘튜닝’을 위한 자동차 부품을 모아놓은 것을 말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가 발전하며 효율을 높이는 튜닝 시장이 더 주목받고 있다.

윤 대표는 “일반적인 튜닝 과정은 겉모습을 신경쓰다보니 연비효율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이라며 “매출의 80~90%가 수출에서 나오고 특히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다. 미국은 장거리 주행이 많으니까 연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작게나마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에이드로 제품 중 ‘포르쉐 바디킷’은 튜닝 전보다 공기저항은 5%, 전비는 2% 정도 개선한다. 공기로 차를 눌러주는 다운포스는 약 30% 개선해 바퀴와 도로의 접촉면을 늘려주는 접지력을 키웠고 덕분에 주행 시 안정감과 급커브를 할 때 소요되는 힘과 연료를 줄였다.

윤 대표는 공기역학으로 자동차의 효율을 높이고 싶어 자동차 튜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관 개선 중심의 자동차 튜닝 시장에서 성능 개선까지 가져온 것이 윤 대표의 자부심이자 차별점이다. 차종별 특성을 반영해 기능과 디자인의 중요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최근 출시한 포르쉐 992 GT3 에어로 키트는 속도와 효율이 중요한 스포츠카임을 고려해 기술 중요도를 높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공기역학으로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라 디자인 중요도를 더욱 높여 바디킷을 개발하는 식이다.

성능과 디자인을 모두 잡기까지는 윤 대표의 끈기있는 인재 영입이 빛을 발했다. 영입하고 싶은 인재가 있다면 몇 년이 걸려도 끈질기게 구애해 영입했다.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와 현대차(005380)의 아이오닉 5 등을 디자인한 데이비스 리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던 윤반석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영입하기까지도 2년이 넘게 걸렸다는 게 윤 대표 설명이다.

윤 대표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공기역학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해 개발 속도와 효율을 더 높일 계획이다. 현재 그리스 아테네 국립공과대학과 설루션을 공동 개발 중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윤 대표는 자사 바디킷 제품의 범위를 넓혀 협업 혹은 자체 개발의 형식으로 완성차 시장으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형태의 탈 것을 만들고 싶다. 문과 유리, 천장을 제외하고 모든 외관을 만들 것”이라며 “3년 이내에 한국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에이드로는 지난해 첫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성장했다.

윤승현 에이드로 대표가 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에이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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