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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왜 창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라고 한다면, 브리즘은 ‘왜 내 얼굴에 딱 맞는 안경테는 없는가’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대부분의 안경점들이 시중에 유통되는 안경테를 들여와 렌즈만 고객의 시력에 맞추는 데 집중하지만 브리즘은 렌즈뿐 아니라 안경테도 나에게 딱 맞는 하나뿐인 제품을 제작해준다.
박 대표는 “맞춤 안경이 중요한 이유는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 안경렌즈와 내 얼굴 사이 최적의 위치를 찾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렌즈는 처음 설계될 때 과학적으로 가장 적합한 위치에 기반하고 있지만 기성품인 안경테는 단순히 장인의 ‘감’에 의존해 제작되고 생산돼 정확한 위치를 찾아줄 수 없다는 것이다.
브리즘은 3차원(3D) 스캐닝을 통해 고객의 눈동자와 렌즈 간 거리를 정확히 측정한 뒤 나머지를 설계해 만족도를 높였다. 한 번 찾은 고객이 두 번 세 번 찾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브리즘에서 판매 중인 안경테는 현재 80개 스타일·10개 색상·10개 크기를 기반으로 개인의 얼굴형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한다. 사업 초반에는 미세조정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개인에 맞는 안경테를 프로그램으로 일일이 그려 3D 프린팅으로 만들어냈고, 지금은 수치를 입력해 프로그램으로 조정하는데 향후에는 인공지능(AI)이 개인맞춤 설계 모든 과정을 전담할 예정이다.
브리즘의 맞춤 안경 제작 시스템은 지난해 처음 도전한 미국 내 아시아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바로 뉴욕 맨해튼 매장 얘기다. 현지 고객 중 가장 많은 비중은 아시아계로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6만 5000명의 고객 데이터 가운데 가장 많은 게 한국인의 얼굴형이다보니 아시아계에 가장 적합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중국계 미국인들이 특히 많은 편이다. 언젠가 매장을 방문한 중국계 미국인이 자신의 얼굴에 맞는 안경을 드디어 찾았다며 끌어안고 고마워한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브리즘은 올 상반기 뉴욕 매장의 월매출을 현재 4만달러(한화 약 5800만원)에서 6만달러(약 8600만원)로 끌어올리는 한편 하버드대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모여 있는 보스턴에 추가 매장을 열 계획이다. 뉴욕에서는 검안사가 직접 안경점을 운영하는 3개 매장과 계약을 맺고 다음 달부터 기업간거래(B2B)를 시작한다. 브리즘은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또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에 대한 요구가 많았지만 자체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지 않으면 허용하지 않았다.
하반기에는 AI 안경사가 등장하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집에서도 안경을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매출은 최소 170억원 이상이다. 박 대표는 “경기가 뒷받침해준다면 2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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