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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 오늘 결론…HD현대-한화, 갈등 넘어 ‘수출 원팀’ 도약 기대감

김은경 기자I 2025.03.17 06:00:00

방사청, 17일 분과서 사업방식 논의
사업 1년 지연에 해군참모총장 우려
훈풍 탄 K조선 ‘글로벌 원팀’ 본격화
가처분 신청에 ‘갈등 장기화’ 우려도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 최종 승자 발표가 임박했다. KDDX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이 사업을 둘러싸고 고소·고발전을 벌여온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갈등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를 맞아 국내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K조선 원팀’ 결성에 나선 양사의 공동 수출 대응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17일 방위사업기획 관리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향을 심의한다. 이후 국방부 장관이 위원장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추진기본전략 의결이 이뤄지면 사업 방식이 최종 확정된다. KDDX는 정부가 2030년까지 6000톤(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 기술로 건조해 실전에 배치하기 위해 추진해 온 사업으로 총사업비 7조8000억원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사진=HD현대중공업)
이 사업 개념설계는 2012년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군함 선도함은 기본설계를 가져간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건조를 맡는 구조여서 군사기밀 탈취 논란이 없었다면 HD현대중공업의 수주가 예고된 순서였다. 이를 둘러싼 양측의 고소·고발전이 지난해 11월 마무리되면서 당국은 HD현대중공업 주장처럼 수의계약을 할지, 한화오션 주장대로 경쟁입찰 혹은 공동 설계를 추진할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HD현대중공업에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케 하고, 후속함 5척도 종합발주를 추진해 한화오션에도 사업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방사청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상대 업체는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당국 결정에 불복한 업체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행정소송을 벌이게 되면 사업이 또다시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지난해 KDDX 사업자 선정이 완료돼야 했지만, 법적 분쟁과 업체 간 경쟁 과열 등으로 이미 1년 넘게 사업이 지체된 상황이다. 이에 최근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이 양사에 우려 서한을 보내 해군 함정의 적기 전력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경우 K조선 원팀 결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방사청과 양사는 지난달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상함 수출 사업은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 수출 사업은 한화오션이 주도하고 상대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두 회사의 다툼으로 각자 뛰어든 호주 호위함 수주 불발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다.

두 회사는 먼저 한화오션 주도로 60조~7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캐나다 해군은 2035년 첫 인도를 목표로 신형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기로 했다. 폴란드와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 각국의 수조원대 함정 사업도 예고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우리나라에 조선업 분야 협력을 요청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도 열리고 있다.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KDDX 사업자 선정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한편 양사의 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 벌점 누적으로 정부 사업 입찰참가 자격이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도급법령은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 일정한 벌점을 부과하고 최근 3년간 쌓인 벌점이 5점이 넘으면 공정위가 방사청 등 관계 기관에 공공입찰 제한을 요청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누적 벌점은 각각 11.25점, 8.1점이다. 양사는 소명자료 제출을 통해 벌점을 다시 산정 받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번 KDDX 사업자 선정 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HD한국조선해양 벌점을 별개 법인인 HD현대중공업에 그대로 부과하는 것은 무리한 적용”이라며 “HD현대중공업 입찰 참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화오션은 “하도급법령상 벌점 감경사유에 관한 소명자료를 성실히 준비해 공정위에 제출하고 정당한 벌점을 재산정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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