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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SPC삼립·동서, 중간·분기배당 추진…오너 배불리기 '논란'

노희준 기자I 2025.03.24 06:01:54

동원산업, 김남정 회장 및 특수관계인 87.82%
SPC삼립, 파리크라상 및 특수관계인 73.57%
동서, 김상헌 전 회장 및 특수관계인 67.95%
"소액주주 비율 낮아 대주주에 배당효과 집중"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식품회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가 잇달아 중간 및 분기 배당을 추진하는 가운데 ‘오너 배불리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 지주사의 경우 소액주주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049770) 등이 속한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006040)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규정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 의안을 부의한다. 동서(026960)식품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동서(026960)는 지난 21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중간 배당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중간배당이란 회사 영업연도 중간에 실시하는 배당이다. 상법에서는 영업년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 결의로 일정한 날을 정해 해당일 기준 주주에 대해 이익을 배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법상 정관에 관련 규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회사들이 정관을 변경하는 것이다.

파리바게뜨, 삼립 등을 소유한 SPC그룹의 SPC삼립(005610)은 오는 26일 정기주총을 열고 분기배당 규정을 신설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한다. 3월, 6월 및 9월 말일부터 45일 이내 이사회 결의로 분기배당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식품회사들이 분기 및 반기배당을 추진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결산배당만 하는 경우보다 총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주주환원이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배당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벌어들인 배당가능이익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이 꾸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다만, 배당 확대를 추진 중인 동원산업, 동서의 경우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고, SPC삼립은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이 이 회사의 최대주주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사업을 하지 않는 지배지주회사인 경우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때문에 통상 최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다. 실제 동원산업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김남정 회장(59.88%)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87.82%에 달한다. 반면 소액주주는 2023년 12월 기준으로 9.73%에 불과하다.

동서 역시 김상헌 전 동서 회장(16.15%) 및 그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지난해 말 기준 67.95%에 이른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29.31%다. SPC삼립도 지난해 9월 기준 파리크라상(40.66%) 및 그 특수관계인이 73.57% 지분을 갖고 있다. 소액주주 비율은 2023년 12월말 기준 16.76%뿐이다. 파리크라상은 허영인 회장(63.31%)과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20.33%),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12.82%) 및 허 회장 배우자 이미향(3.54%)씨 등 허 회장 가족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소액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중간 및 분기 배당 신설을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수익 확대 효과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SPC삼립은 과거 소액투자자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차등배당’을 실시했지만, 2022년부터는 대주주와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주주환원 입장에서 배당을 활용한다고 하지만 그 몫이 대부분 대주주에게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곳은 배당 확대보다는 재투자를 통해 주가를 올려주는 게 개인투자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업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배당 확대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이며 대주주 배당을 극대화하려는 취지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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