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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發 제조업 혁신…"中 치고 나가는데 뒤처지지 말아야"

정병묵 기자I 2025.04.07 06:14:00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 AI 자율제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경태 수석연구원
단순 ‘공장 자동화’가 아닌 AI가 실시간 의사결정
中, 정부 차원서 앞서 나가…아직 우린 초기 단계
AI 데이터 보안 중요…인력양성·직원저항 등 과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경태 수석연구원·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3월 22~25일에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열린 ‘국제디스플레이기술전시회(ICDT) 2025’를 다녀왔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발하게 제조업에 도입 중인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러 AI 응용 분과에서 ‘AI 자율제조’를 통한 공장 효율성 개선 등이 논의됐는데, 중국은 생성형 AI ‘딥시크’ 이후 자국 AI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한 것으로 보였다. 특히 AI 자율제조의 시작 단계인 우리나라와 달리, BOE을 포함한 중국 대기업의 주도 하에 협력사,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가 적극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가 제조현장 투입을 앞두고 AI 학습을 강화하는 모습(사진=현대차)
제조업은 산업혁명 이후 증기기관과 방직기로 대표되는 ‘기계화’에서 시작해 ‘전기화’와 ‘자동화’를 거치며 꾸준히 발전해 왔다. 오늘날 제조업은 디지털 전환, AI, 휴머노이드 제조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AI 자율제조기술은 기존 제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생산성 극대화, 효율성 향상, 비용 절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제조공정 혁신…“반드시 올 미래”

AI 자율제조는 실시간 AI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으로 생산 과정 전반을 최적화해 기존 자동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달성하는 기술이다. 단순 ‘공장 자동화’가 아니다. 제조 데이터로 훈련된 AI 소프트웨어가 인간을 대신해 능동적으로 실시간 의사결정을 수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제조 로봇이 일부 공정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기존 자동화와 달리, AI 자율제조는 전체 공정에서 AI와 로봇이 통합 활용된다. 인간이 최소한으로 개입해 로봇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는 제조업을 넘어, 물류, 공급망 관리, 서비스 산업과도 융합 가능성을 열어주며, 인간이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미래 제조업의 핵심 혁신 엔진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의 촉매제로도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민·관 모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미 여러 글로벌 기업들은 AI 자율제조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로봇 고장 예측 시스템을 통해 조립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로 이미지를 수집하고 AI를 활용해 고장 징후를 사전에 감지한다. 최근 이 기술로 로봇 7000여대에서 72건의 부품 고장을 발견하며 예상치 못한 생산 중단을 방지했다.

캐나다 최초 전기차 제조 공장인 제너럴 모터스(GM) 조립 라인에서 조립 로봇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요코가와전기는 AI 강화학습 기반 화학 플랜트 자율 제어 기술을 개발해 플랜트 외부 환경 변화에 자동 대응하고 있다. 기존 수동 방식 대비 효율성과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 우리 기업인 현대차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차세대 자동차 제조 공정에 도입할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단순히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아직 멀게 느껴지지만 이처럼 AI 자율제조는 이미 현실에서 활발히 도입되고 있고 반드시 다가오게 될 미래이다. 그러나 AI 자율제조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AI 보안·인력, 기존 직원 저항 등 해결 과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경태 수석연구원
첫째, 데이터 보안 문제다. 제조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유출되거나 악용되면 경쟁력과 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생산 공정, 설계 정보, 공급망 운영 등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는 제조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 안전한 클라우드 환경 구축, 실시간 모니터링과 같은 고도화된 보안 기술이 필수다.

둘째, AI 인력 부족 문제다. 제조 관련 지식을 갖춘 AI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제조업에 특화된 AI 인력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은 맞춤형 AI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확대해야 한다. 해외 선진 AI 인재 유치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셋째, 기술 도입에 대한 기존 직원들의 저항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의 효과와 이점을 명확히 전달하여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I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반복적이거나 부담스러운 작업을 줄임으로써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임을 강조해야 한다.

AI 자율제조기술의 확산과 최적화를 위해서는 산업계, 학계, 정부의 협력이 필수다. 정부는 기술 개발과 도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은 기술 적응력 강화를 위해 내부 역량을 키워야 한다. 중소 중견 기업도 이러한 기술을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과 플랫폼 개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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