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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대혼란…삼성·LG 부품사들 '울상'

김응열 기자I 2025.04.15 05:00:00

애플 아이폰 의존도 큰 삼성·LG 부품사
스마트폰 상호관세 면제에 숨돌렸지만
품목별 관세 예고에 다시 ''긴장 모드''로
"아이폰 수요 줄거나 원가압박 커질 것"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에 삼성·LG 부품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요 고객사 업종인 스마트폰이 상호관세 대상에서 면제됐지만 곧바로 품목관세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삼성·LG 부품 계열사들의 주요 고객인 애플까지 영향권에 들면서 수요 위축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조만간 스마트폰, 반도체 등 상호관세에 포함되지 않은 개별 수입품에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관세와 의약품 관세를 한두 달 내 발표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컴퓨터, 평판 TV 디스플레이,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 등 상호관세 면제 대상 품목들은 향후 반도체 관세 범주에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세 예외가 아니라 다른 관세 범주로 옮기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어느 정도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며 협상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은 상당하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당초 미국은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오는 7월 8일까지 유예한다고 밝히면서도, 중국에는 총 145%의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것이란 우려와 자국 내 반발을 의식해 스마트폰, 노트북, 메모리칩, 반도체 장비 등 20개 품목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런데 그 뒤 곧바로 다시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한숨 돌렸던 삼성·LG 부품사들은 재차 안갯속에 놓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애플에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부분의 매출을 모바일용 제품을 포함한 중소형사업부가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워치용 패널 등 모바일 분야의 매출 비중이 33.6%다. 스마트폰 쏠림 현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모니터·노트북 등 IT용 제품 매출(35.4%)에 이어 작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다. LG이노텍(011070)은 매출의 약 80%를 애플과의 거래로 창출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을 애플에 납품한다.

주요 고객인 애플이 관세 부담으로 아이폰 가격을 올리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부품 수요 감소도 뒤따른다. 현재 애플은 중국과 인도에 아이폰 조립공장을 두고 있다.

국내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세트업체인 고객사가 받는 영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고객사 동향과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동향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애플이 당장 아이폰 가격을 올리지 않더라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애플이 마진을 지키기 위해 부품 납품 단가를 낮추라고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LG 부품사들은 원가 절감 부담이 더 커지고 수익성이 낮아질 여지가 있어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급 가격을 인하하라는 고강도 압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입증해 우리 제품을 대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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