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기도 기약 없는데 ‘4기 신도시’... 희망고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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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5.28 05:00:00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에도 서울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강남지역 인접지로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저금리가 집값 불안 심리를 계속 자극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가뜩이나 만성적 공급 부족이 누적되는 판에 공사비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의 내집마련 꿈은 한층 멀어져 간다. 과도하고 복잡하기 짝이 없는 한국형 토지규제까지 결부돼 있는 부동산 문제야말로 다수 유권자의 큰 관심사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나온 부동산 집값 공약은 무언가 겉도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대표적인 게 4기 신도시 건설과 청년 주택 매년 10만 가구 공급같은 공약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된 것이 문재인 정권 때인 2018년도다. 하지만 5개 지구에 17만 가구를 짓겠다는 이 야심 찬 계획은 계속 늦어지고 있다. 6만 6000 가구를 짓는다는 남양주 왕숙 지구만 해도 토지보상이 지연되고 인허가 절차까지 지지부진해 내년까지 입주 예정 가구는 전무하다. 가장 빠른 부지 공사도 2028년 3월로 또 15개월 늦춰졌는데, 이 일정도 가봐야 안다. 다른 지역도 허허벌판이긴 마찬가지다. 광역 교통망 추진 상황 등을 보면 3기 신도시가 과연 제대로 된 미래형 신도시가 될지 의구심이 생긴다. 창릉 신도시의 경우 고양~은평선 전철이 필수인데 개통 목표 시점이 계속 늦어져 2032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값 안정 공약이라면 이런 문제를 책임지고 조기에 매듭짓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담아야 한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공허한 신도시 계획이나 허황된 숫자놀음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선거철 호객행위와 다를 바 없다.

공사비는 계속 뛰어 창릉지구 분양가가 3년 새 17% 올랐다. 이 바람에 본청약 포기 당첨자가 27%에 달한다. 강남지역과 가깝다는 하남 교산은 예정지에 철거도 안 된 곳이 있다. 조기 완공은커녕 잡혀 있는 일정도 못 맞추면 집값 안정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정비도 본질은 비슷하다. 규제를 풀어 사업성이 되게 해야 1기 신도시에서도 품질 좋은 주택이 속속 공급된다. 신도시 건설이 희망고문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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