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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시점 조정에 대해 정부는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WGBI 편입 이후 국채통합계좌롤 통한 거래 및 결제 흐름이 문제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적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테스트 거래를 하는 등 준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WIGI 추종 자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절차에 대한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 WGBI 편입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제도를 원활하게 정착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및 조기 대선 등 최근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른 영향은 선을 그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포함해 한국 국채 시장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었다면 편업 여부를 본다던가 끝나는 시점을 늦추는 등 다른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정치적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FTSE 러셀이 WGBI 편입 시작 시점을 미룬 건 한국이 처음이다. 앞서 2021년 중국이 WGBI에 편입될 당시에는 최종 리뷰를 통해 편입 시작 시기는 그대로 두되, 편입 완료 시점을 3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일각에선 편입 연기로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 시점이 늦어지면서, 한국 국채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97조 6000억원 한도의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올해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발행 한도도 20조원으로 잡혀 있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경우 적자 국채 추가 발행도 불가피하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10월 WGBI 편입에 따라 올해부터 최대 90조원 가량의 해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국채 시장 및 외환시장 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편입 시점이 미뤄졌기 때문에 자금 유입 지연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지만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시장안정조치 등 시장과 소통하면 큰 충격이 없도록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FTSE 러셀은 모건스탠리캐피널인터내셔널(MSCI)과 함께 양대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로 꼽힌다. 세계 3대 채권지수인 WGBI는 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핵심 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