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전날 오후 올해 임금교섭 첫 상견례를 진행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상견례에 앞서 지난 19일 울산본사 민주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올해 교섭 요구안은 지난달 16일 확정해 같은 달 22일 회사 측에 전달했다.
노조의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년 연장(임금피크제 폐지)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신규 채용 △근속 수당 1년에 1만원 △휴양시설 확대 특별 예산 50억원 출연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선업계에선 HD현대중공업(329180)에 이어 한화오션(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 노사도 조만간 임단협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초호황기(슈퍼사이클)를 맞은 조선업계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한미 조선 협력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직원들의 성과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수년간 적자로 타 산업에 비해 임금 인상률이 정체된 만큼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조선업이 많은 인력이 필요한 노동 집약 업종인 데다 사이클 산업으로 한번 근로자 임금을 대폭 인상하면 업황이 악화했을 때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급격한 임금 인상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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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에선 지난해 임단협으로 큰 갈등을 겪은 현대제철 노사가 내달 상견례를 목표로 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해를 넘겨서까지 마무리 짓지 못했다.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으로 손실 규모가 커진 뒤에야 임단협을 끝낼 수 있었다.
올해도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로 철강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임단협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내외 철강 경기 침체에 더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조치로 회사 측은 큰 폭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이 어렵단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미국 등 해외에 제철소를 건설할 자금을 국내 철강산업 육성과 노동자 처우 개선 강화에 써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이에 따른 파업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피로감이 큰 상황”이라며 “올해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만큼 노사가 상생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