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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를 고려한 물가 수준은 경제 규모와 환율 등 변수를 구매력 기준으로 보정해 국가 간 물가를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든 지표다. 실제 각국 국민이 느끼는 체감 물가 수준을 비교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음식료품 물가 수준은 OECD 38개국 중 2번째로 높았다. 1위는 유럽의 대표적인 고물가 국가로 꼽히는 스위스(163)였다. 경제 규모가 큰 미국(94)이나 일본(126), 영국(89), 독일(107) 등도 한국보다 음식료품 물가가 낮았다.
한국의 의복과 신발 물가지수 역시 137로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교육(110) 물가 역시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여러 품목을 포괄하는 가계 최종 소비(HFC) 물가는 85로 평균 아래였다. 교육, 문화·여가, 외식, 주거 물가 역시 평균보다 낮았다. 전체 물가는 높은 것은 아니지만, 먹고 입는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품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0이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분기 119.09를 기록했다. 식품 물가지수는 125.04였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체감도가 높은 생활물가·식품물가가 실제로도 더 많이 오른 것이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회의에서 “라면이 진짜 2000원이냐”고 물으며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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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의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대형마트, 전통시장, 온라인몰 등 유통 채널별 할인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라면 등 가공식품과 관련해선 가격 인상 과정에 제품 생산·유통사들의 담합 등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시장 내 경쟁이나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촉진하도록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보호단체 등과 협력해 가공식품 원가분석 및 가격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기·가스·철도 등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한 중동 정세 불안이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 만큼 정부가 일부 환원했던 유류세 인하 혜택을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