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또 원전 10기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총 2천억 위안(약 40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2022년부터 4년째 매년 10기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을 진행 중이다. 중국의 원전 건설 규모는 단연 세계 1위로 2030년이 되면 가동 원전 설비용량이 1억 1000만 kw에 달해 세계 1위가 된다.
중국 전체 발전량에서 아직 원전 비중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건설 속도는 놀랍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만 58기로 프랑스를 뛰어넘었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설되고 있는 약 60기 신설 원전의 절반가량도 중국에서 세워지고 있다. 국가적으로 몰아붙이는 원전 건설의 집중력이 놀랍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2030년 탄소 배출의 정점을 찍고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중국도 2016~2018년 안전을 이유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9년부터 다시 원전 건설에 집중하면서 해마다 이런 속도를 내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올해 신규 확정된 10기 모두 자체 개발한 3세대 모델이라는 점이다.
이래저래 원전 건설에 매진하는 중국의 에너지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 AI(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력 소비는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처리 등을 포함해 모든 관련 산업은 물론 사회의 각종 인프라 시설과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도 전력 소비는 날로 급증한다. 이런 와중에 국제적인 탄소 배출 저감 노력에 동참하려면 현재의 에너지 기술로는 원전 건설 외에 사실상 대안이 없다. 특히 전력의 경우 가급적 생산단가를 낮추면서 균등한 품질로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각 후보 그룹이 뒤늦게 반도체 지원 등을 내세우지만 품질 좋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이 뒤따르지 않으면 탁상공론에 그칠 것이다.
한국은 탈원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헛발질 부작용이 크다. 5년간의 퇴행을 극복하면서 원전 기술과 산업 생태계 복원을 하고 있다지만 갈 길이 멀다. 원전 수명을 최대한 더 늘리고 신규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원전굴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내달리는 중국의 원전 건설 붐을 탈원전 환경주의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