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AI 쓰니 신입사원 필요없네"…기업 운영·채용도 바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혜미 기자I 2025.05.22 05:40:01

[기업문화 바꾸는 AI]②산업계 “인턴보다 AI 만족도 더 높아…신입 필요없다”
교육업계, 콘텐츠 기획부터 생산까지 AI 활용도 높여
기업 운영상 효율성 높여…인력채용도 AI로 간편하게
국내외 AI 에이전트 등장으로 단순업무 대체 가속화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국내 한 벤처캐피털(VC)의 A대표는 최근 인턴사원 채용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평균 2명 정도의 인턴사원을 지속 채용했지만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서 인턴 채용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서다. 그는 그동안 인턴직원의 업무였던 자료 조사·요약 대신 수집한 자료 분석과정에서 갖게 된 본인의 인사이트를 이야기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홍보업무를 하는 B이사는 보도자료 작성 과정에서 생성형AI를 적극 활용한다. 팀원 없이 홀로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그는 보도자료 초안을 생성형AI에 입력해 완성도를 높인 뒤 마지막 교정을 보고 외부에 발송한다. 그는 “새로 직원을 뽑아 교육시키는 것보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며 “AI는 업무를 지시하면 처리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많은 업무를 맡겨도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간단한 문서 작업이나 초기 프로그래밍은 물론 콘텐츠 생산, 인력 채용 등 다양한 업무에서 기업 내 AI 활용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주요 기업 임원들 사이에서는 신입사원 채용이 불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이에 따라 채용시장에서 수년 전부터 두드러졌던 경력 있는 신입사원, 이른바 ‘중고 신입’ 채용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업 운영과 채용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AI, 콘텐츠 생산성 극대화…인력채용도 간편하게

현재 AI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곳은 교육업계다.

에듀테크 기업 위버스마인드는 지난해 여름부터 언어학습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검수까지 콘텐츠 생산의 약 95%를 AI에 맡기고 있다. 사람이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AI 활용 후 콘텐츠 생산량도 훨씬 많아졌다. 일반적으로 1년간 전화영어 콘텐츠가 약 300개였지만 위버스마인드는 4300개 콘텐츠를 생산한다. 지금까지 AI로 제작한 영어 콘텐츠만 20년치 분량에 해당한다.

수학 문제은행 ‘매쓰플랫’으로 알려진 프리윌린은 생성형AI 도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프리윌린은 AI 기반 콘텐츠 자동화에 나선 결과 최소한의 비용과 인력으로 수학 외에도 국어와 영어, 과학 등 다양한 과목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영어와 과학 등으로 자격증 시험 문제를 확장할 계획이다.

인사(HR) 분야도 AI 기술 활용이 활발하다. 글로벌 인사 플랫폼 리모트는 지난 3월 말 AI 기술 기반 글로벌 채용 서비스 ‘리크루트’를 출시했다. 자연어로 검색하면 AI가 전세계 8억명 이상의 인재풀 가운데 조건에 맞는 인재를 찾아주는 ‘스마트 소싱’ 기능을 제공한다. 국가 및 지역, 직무별 임금 트렌드, 법률 복잡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탤런트 인사이트’ 외에도 기업의 채용공고와 지원자의 적격성을 비교분석해 가장 적합한 후보군을 추천하는 ‘매치스’ 등의 기능도 서비스한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실리콘밸리, 기업 운영에 AI 적극 활용…“AI 활용 적극적인 기업이 시장 선도”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기업 운영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영어학습 앱 1위인 ‘듀오링고’를 탄생시킨 루이스 폰 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듀오링고는 AI 퍼스트로 전환한다”며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계약직 채용을 줄이고 채용과정이나 성과평가에서 AI 활용도를 중요하게 볼 것”이라고 공지했다. 신규 인력 배정은 팀이 더 많은 업무를 자동화할 수 없을 때만 허용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지난 3월 쇼피파이의 토비 루트케 CEO도 AI 사용능력을 성과 평가와 동료 피드백 등 고과에 반영하고 AI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에만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I를 잘 쓰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며 이 기술은 많이 써보는 것 외에 익힐 방법이 없다”며 “AI는 곱셈효과를 갖고 있어 과거에 도전조차 하지 않았을 일을 가능케함은 물론 100배에 가까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당근이 AI를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근은 커뮤니티 보호를 위해 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게시글을 등록하면 수 초 이내에 자동으로 스팸, 사기, 불법 등의 요소를 점검하고 신고·제재 확률까지 예측해 유해 게시물을 차단한다. 이용자들에게는 관심사를 학습하고 예측해 추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게시글 작성도 AI로 간편하게 등록할 수 있게 했다. 당근 관계자는 “특정 업무를 요청하는 필요한 정보를 찾아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AI 에이전트 기능도 초기 단계지만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적용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IDC는 국내 AI 시장이 2023년 2조 6123억원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14.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제조와 금융, 의료, 유통·물류, 교육 등 주요 산업군에서 AI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AI 투자·활용에 적극적인 기업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에이전트 등장으로 단순업무 대체 가속화

최근 AI 시장의 화두인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채용시장 변화를 가속화 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는 어떤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작동하는 AI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해외에서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도 경쟁에 가세했다. 국내에서는 LG전자(066570)의 챗 엑사원과 SK텔레콤(017670)의 에스터, 삼성SDS의 패브릭스 등이 있으며 카카오(035720)는 이달 초부터 AI 메이트 ‘카나나’ 베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더 활발히 AI 에이전트를 내놓고 있다.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 센드버드는 고객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먼저 응답하는 ‘옴니프레젠트 AI 에이전트’를 지난 13일 출시했다.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AI 에이전트에 바짝 다가선 셈이다.

영상 AI 스타트업 메이아이도 지난달 매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정밀 분석해 고객의 방문 및 구매 전환율 등 핵심성과지표(KPI)를 측정·모니터링한다. KPI 달성 및 개선 방향성을 제안하는 대화형 AI 에이전트 ‘매쉬 인사이트’를 기존 솔루션에 추가했다.

채용시장, 그 중에서도 신입사원 채용시장에서는 이미 큰 변화가 감지된다.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개발자와 데이터 처리 등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직군의 채용 수요는 경력사원(상반기 기준)의 경우 2023년 8609건에서 올해 5193건으로 줄었고, 신입사원도 같은 기간 995건에서 564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개발자 직군의 채용공고는 2년 전 대비 40% 줄어든 것이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AI는 채용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구직자도 단순 기술 역량 개발에만 의존하기보다 문제 해결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역량까지 폭넓게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