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상반기 추천작
이철희 연출, 윤조병 작가 ''윷놀이'' 재창작해 연출
윷놀이 한 판에 녹여낸 삶의 이치…느림의 미학 강조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극단 코너스톤의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3월 27일~4월 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는 우리나라의 전통 윷놀이로 삶과 죽음,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 연극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공연 장면(사진=극단 코너스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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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펼치는 윷판을 통해 죽음에서 삶으로, 인생의 고뇌와 갈등을 경험한 뒤 다시 죽음으로 이어지는, 윤회하는 삶의 이치를 풀어낸다. 윤조병 작가의 ‘윷놀이’를 이철희 연출이 재창작해 연출했다. 별다른 사건과 갈등 없이 한 판의 윷놀이를 전개한다. 정해진 판 위에서 말을 움직이며 진행하는 윷놀이는 삶의 구조를 상징한다.
‘도’, ‘개’, ‘걸’, ‘윷’, ‘모’, ‘빽도’ 등 알 수 없는 변수들 속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아가는 판 위의 말들은 타인과 함께 불확실한 세상에 던져진 채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 삶 희로애락의 모형이다. 군더더기 없이 단출한 무대 세트, 느려터진 충청도식 화법, 서두르지 않는 배우들의 움직임. 이철희 특유 느림의 연출 미학은 이 연극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우면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매력을 더한다.
모아지고 흩어지는 윷가락 같은 인생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찰나의 감정을 극적인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 놀이성을 강조한 퍼포먼스가 시각적 몰입을 견인했다.
△한줄평= “속도와 효율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느림’과 ‘무목적성’이 돋보이는 아날로그 무대 미학으로 승부수를 던진 연극”(백로라 연극평론가),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여백의 미학”(황승경 연극평론가)
 | 연극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공연 장면(사진=극단 코너스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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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 공연 장면(사진=극단 코너스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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