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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를 첨단산업 연구 개발(R&D) 직종에 적용하기에는 맞지 않다. 정해진 일을 수행하는 공무원, 생산 목표가 정해져 있는 제조업 종사자에는 적용에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첨단산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반도체 특별법 법안처리마저 난항을 겪고 있는 정치권에서 새로운 주 4일제, 주 4.5일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회는 반도체 R&D 인력 중 희망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주 52시간제를 완화해 달라는 기업들의 간절한 요청 사항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주 52시간 규제 탓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비롯해 많은 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주 52시간제 도입이 문제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내 산업은 누가 키우고 발전시킬 것인지 묻고 싶다. 획일적인 도입은 안 된다. 주 4일이든 주 4.5일이든, 그 도입 여부는 법으로 정할 게 아니라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다.
국가 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산업이다. 반도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성장 첨단 산업은 남의 것을 모방하고 따라가는 것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혁신적인 과제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혁신적이고 위험성이 높은 과제들을 진행해야 한다.
중국은 AI와 양자 기술, 바이오, 2차전지는 물론이고 반도체마저도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과 우수인력이 R&D에 사활을 걸면서 밤낮을 잊고 열심히 일한 결과다.
정치권은 국내 산업을 발전시킬 방안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일하고자 하는 인재들에게 일할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산업 경쟁력을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