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한중일 '한반도 평화' 손 맞잡았지만…북핵 문제는 '미완'

김기덕 기자I 2025.03.23 10:57:50

북핵 문제·러북 군사협력 시각차 보여
日, '일상적 현상변경' 언급하며 中 견제
한중일 정상회의도 연내 추진키로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왼쪽),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22일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 직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한중일 외교 장관들이 1년 4개월 만에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 등을 논의하며 3국의 협력 의지를 다졌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연내 3국 정상회의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북핵 문제와 북한·러시아 군사 공조에 대해선 중국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지난 22일 도쿄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3국의 교류·협력 방안과 지역 정세 등을 논의했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는 2013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이후 1년 4개월만이다.

각 국 외교 장관들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손을 맞잡았다. 그러나 3국의 평화 해법에선 차이를 보였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러·북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특히 일본이 중국의 변화를 촉구하는 단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야 외무상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해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는 세계 어디서든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을 국제사회가 호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방적 현상 변경’이란 단어는 일본이 중국의 동중국해·남중국해 해양 진출 강화 움직임을 견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북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실상 한국, 일본과 시각을 달리하는 중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이 언급했던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북·러 군사협력 문제는 지적하지 않았다. 대신 한반도 문제는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왕이 주임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복잡하고 예민하며 불안정과 불확실 요소가 늘고 있다”며 “(각 국이) 서로 소통을 하며 최대공약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협력 방안도 구체적인 성과나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진 않았다. 한국과 일본은 다음달 도쿄에서 진행할 ‘한중일 문화교류의 해’ 행사에서 인적·문화교류 협력 방안을 거론했다.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확대 추진 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진 못했다.

한중일은 3국의 협력 가속화를 위해 연내 정상회의를 추진키로 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바 있다. 또 올해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APEC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3국이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중국의 APEC 의장국 수임과, 2031년 일본의 수임에 대해서도 상호 지지를 확인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