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라면은 과거 출시 때도 소고기 국물을 기본으로 했다. 달라진 것은 당시는 소고기가 귀했고 지금은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다는 것.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취향이 다양해진 소비자에게 소구할 ‘대중적이면서도 차별적인’ 소고기 국물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까다로운 과제였다. 연구진은 전국의 소고기 국밥집 맛집을 다 찾아다녔고, 그 결과 깔끔한 국물에 소고기와 쌀밥 전분이 어우러진 감칠맛, 여기에 각종 다진 양념으로 더해진 칼칼한 ‘다대기’가 국밥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것을 알아냈다.
농심라면이 라면에 잘 쓰지 않는 쌀가루를 적용해 구수함을 담고 농심 라면 역사상 처음으로 진짜 한우와 한우사골을 사용한 이유다. 여기에 깔끔한 매운맛을 더하기 위해 연구진은 국밥의 다대기처럼 라면이 다 끓은 후 넣는 분말스프(후첨)를 하나 더 추가했다. 일반 라면과 달리 농심라면은 분말스프 2개에 건더기까지 스프가 3개인 이유다.
농심라면 면 개발에 참여한 박홍엽 면개발팀 선임은 “소비자 반응을 보면 ‘면이 퍼지지 않는다거나 쫄깃쫄깃하다’는 얘기가 많다”면서 “특히 ‘후첨을 넣으면 킥이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킥’이라는 말은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 한방’을 말한다. 농심라면 면발에는 2.6%의 쌀가루가 더해져 쫄깃함을 준다. 김동민 책임은 “라면을 여러번 끓여 먹어도 같은 맛을 구현할 수 있는 품질의 표준화를 만들기 위해 최적의 조건을 찾은 게 쌀가루 2.6%였다”면서 “쌀은 잘못 사용하면 면발이 뚝뚝 끊어지기 때문에 쌀을 공정에 적용하는 방안을 많이 논의했다”고 했다.
김동민 책임은 “올해가 창립 60주년인데 회사 이름이 들어가 있는 제품의 부활을 통해 그간의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면서 “‘보은’의 의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대중성’으로, 매운맛 등 자극적인 맛이 트렌드인 상황에서 전연령층의 모든 사람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라면을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심라면이 잘 팔리는 것은 제품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리뉴얼 제품은 과거 소비자와 지금 소비자의 조화를 이루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보다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흥엽 선임은 “농심라면이 꾸준하게 잘 팔리는 제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면서 “소비자 소리에 귀 기울여 ‘롱런’할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게 품질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