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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규모는 편의점의 매출과 연관이 깊다. 매장이 넓을수록 더 많은 상품을 보관하고 진열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기존 식품류를 넘어 패션·뷰티와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으로 카테고리를 대폭 늘리고 있다.
서비스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식품 매대가 대표적이다. 매장 내에서 도시락, 가정간편식(HMR), 즉석조리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외에도 택배, 전기차 충전, 환전 등 서비스가 꼽힌다.
편의점의 대형화는 최근 특화 매장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일반 매장에서 패션 뷰티 스포츠 등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아예 특화 매장으로 구성하는 것이 골자다. 쇼핑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차별화한 상품과 고객 경험으로 집객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GS25는 기존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피자 브랜드인 고피자와 협력한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 매장에선 자체 개발한 자동 화덕을 이용해 로봇이 피자를 구워낸다. GS25는 현재 1000여개 수준인 매장을 연내 2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해 전국 3000여개 매장에서 재킷, 티셔츠 등 패션 제품 판매에 나섰다. 또 상반기 중 퍼스널컬러 진단 기기를 설치한 뷰티 매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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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도 미래형 매장 ‘뉴웨이브’를 통해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고객 맞춤형 식품, 패션, 뷰티 상품을 구성하고 현대적 감성의 디자인을 적용한 새로운 매장이다. 카운터를 푸드코트 형으로 조성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에 직영 매장을 열었을 당시 매출이 일반 점포 대비 약 4배로 증가하는 효과도 봤다. 최근에는 대전에 첫 가맹점을 열기도 했다.
업계가 이처럼 매장에 변화를 주는 것은 최근 꺾이고 있는 성장세와 연관이 깊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편의점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7%에 그쳤다. 2월에는 오히려 4.6% 감소했다. 출점에 따른 양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CU 1만 8458개, GS25 1만 8112개, 세븐일레븐 1만 2152개, 이마트 6130개에 달한다. 인구 900여명당 한 개 꼴이다. 이젠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 사업이기 때문에 외형 성장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제는 무분별한 개점이 아니라 내실 중심의 출점, 점당 매출과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