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줄다리기` 직장인들 희망은…"1.2만원은 돼야"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최근 진행되는 최저임금 협상을 두고 직장인 절반이 올해 법정 최저임금(1만 30원)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이 1만 2000원 정도는 돼야 적정하다는 게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과반의 의견이었다.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류기정 사용자위원(왼쪽)과 류기섭 근로자위원이 회의에 참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직장갑질119는 22일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시간당 1만 2000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만 1000원 이하를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0.6%였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현재 최저임금(1만 30원)을 주 40시간 기준으로 월급 환산액은 209만원 6270원인데 이러한 액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과반이라는 뜻이다.

실제 ‘현재 최저임금이 인간다운 삶 보장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57.4%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연령이 높을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오르고 있지만 물가 상승 때문에 사실상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응답자 86.4%는 물가 상승으로 임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한다’는 답변도 40%에 달했다.

직장갑질119 김기범 변호사는 “새 정부는 ‘내수 진작’을 앞세워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내수 회복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여 실질임금이 감소했는데, 이는 특히 비정규직·고령자·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며 소비 여력까지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적용과 동결을 주장하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를 수용할 경우 내수 회복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2026년 최저임금은 ‘열심히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적 상식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계는 내년 적정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 1500원을, 경영계는 1만 30원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은 오는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