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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펀드, 2035년 넘어까지 존속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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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5.07.24 05:00:00

이대희 한국벤처투자(KVIC) 대표이사 인터뷰②
“아직 모험자본 시장 성숙하지 않아”
“시장 지속적 정책펀드 역할 시그널 줄 필요”
“영구화·기한 연장 모두 가능…정기적 평가 동반”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이대희 한국벤처투자(KVIC) 대표이사가 당면한 문제는 모태펀드의 존속 기간 연장이다. 이 대표는 “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존속이 불가피하다”라고 진단했다.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사진=이영훈 기자)
이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모태펀드가 처음 출범할 때 투자 시장의 성장을 예상하고 30년간 존속으로 설계했겠지만 현재 벤처·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고 본다”라며 “정책 펀드가 빠지게 되면 민간 투자만으로는 그렇게 길게, 모험적으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근거해 지난 2005년 설립된 모태펀드는 오는 2035년까지 운용된다. 민간 모험자본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정부와 역할을 맞바꿀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었다.

다만 여전히 벤처캐피털(VC)이 창업 3년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 대신 업력 7년 이상의 안정적인 기업을 선호하는 등 정책 자본의 필요성은 유효하다. 2024년 벤처투자 출자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액은 1조3516억원으로 전체 벤처펀드 결성액에서 12.8%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이 대표는 “VC의 규모가 아직 장기 투자를 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빅테크 투자나 리스크가 높은 혁신 기업 투자에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뒤 모태펀드가 빠진다는 건 새로운 투자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회수재원만으로 운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모태펀드 출자를 바탕으로 한 자펀드의 운용 기간은 통상 7~8년, 최대 10년이다. 올 하반기부터 결성되는 자펀드는 모펀드와 만기가 역전될 수 있는 것이다. 모태펀드 존속 기간이 2035년까지 10년이 남았지만 빠르게 연기를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시장에 모태펀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거란 시그널을 보낼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모태펀드를 영구화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있을 텐데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라며 “기한을 연장할 경우 어느 정도 연장할지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하고 영구적으로 존치시키더라도 주기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사진=이영훈 기자)
이 대표는 또 활발한 회수(EXIT) 시장 조성도 제안했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금 회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국벤처투자가 세컨더리펀드 확대를 통해 투자 회수를 도울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세컨더리펀드는 VC가 투자한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거나 IPO, M&A가 지연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활용된다.

이 대표는 “M&A나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가장 급선무이긴 하지만 모태펀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세컨더리펀드를 활성화해서 IPO 기간 사이의 빈틈을 메꿔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내다봤다. 국내 전체 벤처펀드 대비 세컨더리펀드 비중은 2024년 7월 기준 17.6%로 전 세계 기준 약 24%에 비해 작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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