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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 초읽기…‘한벤투’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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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5.07.24 05:00:00

이대희 한국벤처투자(KVIC) 대표이사 인터뷰①
“퇴직연금, 벤처로 흘러든다…모태펀드, 전략 플랫폼으로 확장해야”
“플랫폼·자문·리스크 분산까지…전면 개편 필요”
韓경제 살릴 유일한 방안은 혁신 벤처·스타트업
"글로벌-지역 연계 강화할 것"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퇴직연금 등 공적기금의 벤처투자 허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정책을 공언했고 그간 반대 입장을 보여오던 고용노동부가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면서 수십조 규모의 자금이 벤처 시장에 ‘잠재적 유동성’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 7000억원으로 제도 도입 18년 만에 처음으로 적립 규모 400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12조원 수준인 국내 벤처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벤처투자 40조원 시대’를 공약한 이 대통령의 ‘청사진’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은 필수적이다.

유례없는 침체를 겪고 있는 벤처투자 시장이지만 새로운 자금의 유입이 곧바로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3~4배에 달하는 새로운 유동성을 맞기 위해서는 이를 받쳐줄 구조와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사진=이영훈 기자)
이대희 한국벤처투자(KVIC) 대표는 벤처투자 변혁기를 맞아 한국벤처투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 사옥에서 만난 이 대표는 “퇴직연금 자금은 근로자의 자산인 만큼 초기 진입에는 리스크를 줄여주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그간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이끌어온 ‘모태펀드’의 역할을 자처했다.

이 대표는 “산하기관을 만들거나 벤처캐피털(VC)을 통한 블라인드 펀드 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모태펀드가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플랫폼 역할도 할 수 있다. 적어도 컨설팅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는데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실질적으로 벤처투자로 이어질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모태펀드는 현재 연간 1조원 내외의 정부 예산을 바탕으로 민간 VC의 펀드를 매칭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유도하고 있다. 퇴직연금과 같이 보수적인 성향의 대형 자본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지금처럼 낮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차차 늘려가면서 벤처투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의 최근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은 2.31%에 불과하다.

행정고시 제37회로 기획재정부에 입부했던 이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를 거쳐 한국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정책의 영역이 줄어드는 듯 하지만 이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오히려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 기술을 글로벌, 지역과 같은 업무와 함께 다뤄야 해 영역이 커졌다”라며 “조직 인력과 기능 재편이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한국벤처투자의 조직 확대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사진=이영훈 기자)
이 대표는 벤처 스타트업을 “한국 경제를 재도약시킬 유일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 벤처 스타트업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기관으로 한국벤처투자를 꼽았다.

이 대표는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적인 기술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에게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큰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다른 기업에 대한 투자와는 다르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 자본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게 한국벤처투자의 역할”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시대적 과제로 ‘글로벌’과 ‘지역’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딥테크 기업은 어차피 로컬이 아닌 글로벌 경쟁력이 필요하다”라며 “한국 VC들이 딥테크 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로 가는 기업들에 우리나라 자본도 함께 진출하지 않으면 기업이 스케일업했을 때 국내와 단절이 된다”라며 “국내 250여개 VC 중에 해외에서 활동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반대로 해외 VC를 국내로 유치해 해외 자본을 유입시킬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사진=이영훈 기자)
이 대표는 지역 벤처 생태계 활성에 대해서도 “‘5극 3특’ 등 8개 경제권에서 주력해야 할 산업들이 나올텐데 종합적인 성장 전략 측면에서 각 권역이 추구하는 산업에 모태펀드가 투자를 촉진해줘야 한다”라며 “지자체와 함께 지역 주도 생태계에 맞춰 투자를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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