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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 인사·노조탄압 논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잇딴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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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민 기자I 2025.06.15 13:44:16

3월 취임한 김재병 본부장 인사 둘러싼 민주당 의혹 제기
전 정권 알박기 인사 논란, 경기도의회에서도 거론
노조도 성명 내고 규탄, 김 본부장 취임 후 탄압 의혹도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소방이 전 정권 알박기 인사와 노조 탄압 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인사 논란의 대상은 지난 3월 부임한 김재병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에 대한 ‘알박기’ 의혹은 지난 대선 기간 불거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소방청의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알박기 인사 논란을 언급하고 있다.(사진=MBC라디오 영상 캡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소방청은 이번 내란과 가장 관련이 깊었던 건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된 사람, 즉 소방청장과 차장이다. 지시를 내렸던 사람이. 이 두 사람은 그대로 남겨놓고 당시에 전화를 받았다는 걸 공개했던 사람, 서울본부장과 경기본부장을 자르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고 용산 사람이라고 의심받고 있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시절에 1년 6개월 동안 소방정책관을 했던 사람을 승진시키려고 한다. 승진시키는 이유도 통상 3년 걸린다. 소방정감 올라가는데, 1년 만에 승진시킨다. 이것도 알박기”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의 이 같은 의혹 제기 이후 조선호 전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같은 달 11일 퇴임하고, 12일자로 김재병 현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이 취임했다. 김재병 본부장은 서울 마포·종로 소방서장, 소방청 기획재정담당관, 119 종합상황실, 서울소방학교장, 행안부 소방정책관, 경남소방본부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지난해 1월 1일자로 소방감에 승진한 뒤 1년 2개월 만에 소방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소방감에서 소방정감으로 승진하기까지는 통상 3년가량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대선 정국이 뜨거워지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김 본부장에 대한 논란은 경기도의회에서 재차 조명됐다. 서현옥 민주당 경기도의원(평택3)이 지난 10일 5분 발언을 통해 해당 내용을 거론하면서다.

서현옥 경기도의원이 6월 11일 경기도의회 제384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김재병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인사에 대한 의혹 해소를 촉구하고 있다.(사진=경기도의회)
서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이루어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인사가 과연 조직의 안정과 도민의 안전을 위한 정당한 결정이었는지, 부당하고 불합리한 조치는 아니었는지 깊은 의문”이라며 “정권 말기의 졸속 인사, 보은성 인사, 알박기 인사는 조직의 사기를 꺾고, 조직원의 신뢰를 무너뜨리며, 인사의 근본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인사권은 중앙정부에 있으나 경기도 또한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행정 주체로서 도 차원의 합리적인 의견 표명과 제도에 대한 개선 건의, 조직 신뢰 회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주문했다.

소방조직 내부에서도 김재병 본부장 인사에 대한 규탄이 나왔다. 소방공무원으로 구성된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미소연)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전국 최대의 광역 소방조직이자, 재난대응의 컨트롤타워이다. 그러나 이 막중한 자리에, 정권 말기 소방청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강행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는 공무원 인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려 현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동료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방청은 일련의 의혹에 대해 “소방령 이상부터 적용되는 계급정년에 따라 통상 소방정감의 임기는 2년이고, 퇴임한 조선호 전 본부장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퇴직을 위한 인사검증이 진행 중이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소방정감은 보통 3배수로 선발해 소방청장이 제청하고,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며 “인사권자는 소방청이 아니라 임명권자라 소방청이 (인사에)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친 소방대원에 “안일한 태도” 노조 탄압 의혹도

미소연은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신임 본부장 취임 이후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내부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다. 현장 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입은 소방대원을 위로하기는커녕, 질책성 문구가 담긴 문자를 전 직원에게 배포했다”며 노조 탄압을 주장하기도 했다.

미소연에 따르면 지난 4일 수원남부소방서 소속 정용우 미소연 위원장은 현장 활동 중 2층 높이에서 떨어져 다리 인대 파열과 뇌진탕 소견 등 전치 3주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정 위원장은 현재도 병원에 입원 중이다.

사고 직후 수원남부소방서 현장지휘단은 소속 직원들에게 해당 사고 내용을 전파하면서 “현장소방활동은 항상 위험성이 잠재하고 있으므로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항상 경계심을 가질 것” “평소에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을 익혀 현장활동 시 안전하게 행동하여야 함” 등 강조사항을 첨부했다.

미소연 위원장인 정용우 대원 사고 이후 수원남부소방서 현장지휘단이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사진=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
‘안일한 태도’ ‘평소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 등 표현은 통상적인 안전사고 발생 후 보내는 예방 문자에서는 볼 수 없는 문구들이다. 해당 문구들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현장 지휘단은 ‘금일 우리 소방서 안전사고 발생문자 발송과 관련하여 강조사항의 내용이 사고와 무관한 부적절한 내용이었음을 알려드리며 추후에는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라고 재차 공지를 하기도 했다.

미소연은 “해당 사고는 대원이 임무 중 창문 진입 과정에서 난간이 무너져 발생한 불가항력적 재난”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공개적으로 노조위원장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긴 일련의 행위는 우연이 아닌 의도적 모욕이며 경고성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누가 보아도 해당 대원의 부주의를 암시하는 내용으로, 부상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2차 가해이자 명백한 노조 탄압”이라고 성토했다. 미소연은 소방청의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인사 의혹 해소 및 인사 시스템 공정성 회복 방안 마련과 노조에 대한 탄압과 침묵 강요 중단, 현직 노조위원장에 대한 2차 가해 행위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본부장 인사는 소방청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본부장 본인이나 본부 차원에서 입장을 낼 것은 없다”며 “정용우 위원장의 사고에 대한 부분도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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