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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앤드 상징’ 스카이브릿지에 고민 깊어지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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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환 기자I 2025.07.24 05:00:10

한강변 중심 ‘스카이브릿지’ 큰 인기 얻어
높은 인허가 리스크…포기하는 단지들도
건설업계 “매력적 선택지지만 리스크 커"
잠실 르엘 등 스카이브릿지 준공되는 사례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최근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고급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스카이브릿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단지들은 스카이브릿지가 지역의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스카이브릿지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한편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반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건설사들은 매력적인 선택지지만 리스크가 큰 스카이브릿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스카이브릿지가 설치된 래미안 원펜타스. (사진=삼성물산 제공)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재개발지를 중심으로 ‘스카이브릿지’ 도입을 검토하거나 추진 중인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005년 목동 트라팰리스에서 첫 적용된 스카이브릿지는 이촌 래미안 챌리투스, 래미안 원베일리, 서초 푸르지오써밋 등에 적용돼 하이앤드 주거단지의 핵심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스카이브릿지는 고층 간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망이 뛰어난 곳에 각종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갖출 수 있어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스카이브릿지 위에서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설사들 역시 스카이브릿지를 내세워 타 단지와의 차별점을 강조하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문제는 스카이브릿지 관련 인허가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다.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과거 일률적·절대적 수치 기준으로 적용했던 35층 높이 기준을 삭제하고 지역 여건을 고려한 정성적 스카이라인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여전히 서울시는 △조망권 침해 △도시 미관 저해 △통경축 확보 우려 △공공성 부족 등을 이유로 스카이브릿지를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스카이브릿지 계획을 추진하던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해 6월 서울시의 권고를 받아들여 스카이브릿지 2곳 설치를 철회했다. 당시 서울시는 “아파트에 스카이브릿지를 설치하는 경우 가로 경관 확보가 어렵고 공공개방시설로 담보해야 하는 만큼 적정성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서울시의 공공개방 요구에 따라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철회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남2구역 역시 스카이라운지 도입을 검토했으나 서울시 규제 분위기에 무산됐다. 북아현3구역의 경우 스카이브릿지를 시민에게도 개방하기로 결정하며 승인이 난 바 있다.

높은 공사비와 관리 유지비 또한 조합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실정이다. 통상 스카이브릿지 설치 비용은 200억~3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고층을 연결하는 브릿지의 경우 바람과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보니 정기 점검이 필요하고 진동, 하중, 열팽창 등 다양한 측면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에게 분담금이 커지고 입주 후에도 관리비 부담이 있는 실정이다. 건설사들 역시 긴 공사 기간과 난도 높은 시공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송파한양2차 재건축 조합은 긴 공사 기간과 분담금 등을 이유로 스카이브릿지를 포기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스카이브릿지를 두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을 방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스카이브릿지가 매력적인 선택지이기도 하지만 인허가 부담과 긴 공사 기간, 높은 공사 난도라는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건설사마다 차별화할 방법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스카이브릿지가 매력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에 제안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인허가라던지 공사비, 공사 난이도 부분에서 큰 부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고민은 개포우성7차 수주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개포우성7차 재건축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대우건설이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지만 삼성물산은 스카이브릿지를 포기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가 조화로운 도심경관 목적상 스카이브릿지 인허가를 까다롭게 보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스카이브릿지로 인한 인허가 기간 소요보다는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인허가부터 시공까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등을 보면 서울시가 최대한 자율성을 존중해주고 있고 이미 래미안 원팬타스 등 스카이브릿지가 허용된 곳들이 있다”며 “삼성물산 측에서 인허가가 어렵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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