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지구 역사가 차곡차곡…일몰 명소 안산서 숨은 보물 찾기 [여행]

김명상 기자I 2025.04.04 06:30:00

서해 일몰 명소 탄도항, 방송 촬영지로 유명
썰물 때마다 누에섬으로 이어지는 갯벌길
탄도항 해상풍력발전기, 포토존으로 인기
중생대 흔적 간직한 '대부광산 퇴적암층'
공룡 발자국 화석, 고사리류 식물 화석 발견
안산 갈대습지공원, 시화호 생태 회복 상징
철새와 멸종위기종을 만나는 ...

탄도항의 일몰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도시의 회색빛에 질릴 때면 절로 바다가 떠오른다. 수도권 거주자에게 경기 안산은 그리 멀지 않지만, 충분히 낯선 도시로 뜻밖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바다를 벗 삼아 걷기 좋은 길, 생명의 기운이 넘실대는 생태 습지, 수천만 년의 시간을 품은 지질의 흔적까지 담은 ‘꽉 찬’ 여행지로, 안산은 오늘도 여행자를 반긴다.

◇서해의 낙조를 가득 담은 탄도항

탄도항 주변 전경
본래 인천 옹진군에 속했던 대부도는 이제 ‘자타공인’ 안산 관광의 보물이 됐다. 1994년 행정구역 개편 당시 대부도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인근의 시흥, 안산, 화성 중에서 생활권을 골랐는데 과반의 득표로 안산이 낙점됐다. 안산시 입장에서는 ‘관광 금광’이 굴러들어 온 셈이다.

대부도에서도 끝자락에 자리한 ‘탄도항’은 안산을 대표하는 일몰 명소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드라마 ‘킹더랜드’에서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뽐내며 전국구 일몰 명소로 입지를 굳혔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누에섬과 해상풍력발전기
탄도항의 매력은 바닷물이 빠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썰물이 시작되면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드러나고 누에고치를 닮았다는 ‘누에섬’으로 연결되는 길이 나타난다. 하루 두 번 약 4시간씩 탄도항과 누에섬이 시멘트 포장길로 이어지는 장면은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부를 만하다.

탄도항의 전경을 더 빛나게 하는 요소는 3대의 흰색 ‘해상 풍력 발전기’다. 누에섬으로 가는 진입로에 설치한 높이 100m의 거대한 풍력발전기 3기는 서해를 배경 삼아 유유히 움직인다. 바람을 에너지로 바꾸는 기계적인 움직임이지만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시선을 잡아끌면서 전력 생산은 물론 포토존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저녁이 되면 탄도항의 풍경은 다시 한번 달라진다.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 풍력발전기 뒤로 내려앉으며 금빛과 주홍빛이 뒤섞인 묘한 하늘이 바다 위에 번진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면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하겠다.

탄도항에서 본 누에섬 전경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탄도항 입구 인근에는 탄도어촌계 어민이 직접 운영하는 수산물직판장이 있다. 1층에서 해산물을 고르고 2층 식당에 앉아 있으면 즉석에서 조리된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가져다 주는 방식이다. 특히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이 인상적인 바지락 칼국수는 푸짐한 양과 알싸한 갓김치의 조화로 탄도항의 별미가 됐다.

탄도항 입구 인근의 수산물직판장에서 파는 바지락칼국수
◇7000만 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대부광산 퇴적암층

하늘에서 내려다 본 대부광산 퇴적암층
탄도항에서 8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 ‘돌산’. 이곳에는 ‘대부광산 퇴적암층’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붙어 있다. 겉보기엔 일반적인 산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중생대 후백악기(7000만 년 전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야외 박물관이자 안산의 숨은 명소다.

이곳은 원래 석재를 채굴하던 채석장이었으나 1999년, 채석 작업 중 우연히 공룡의 발자국이 발견되면서 지위가 격상됐다. 조사 결과 초식공룡 케리니키리움의 발자국 화석 23점과 당시 식생을 보여주는 고사리류 식물 화석 클라도플레비스가 발견되면서 자연유산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대부광산 퇴적암층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호젓한 물가를 끼고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협곡에 온 듯한 장대한 느낌을 전한다. 파이처럼 겹겹이 쌓인 퇴적층은 자연이 한 겹 한 겹 기록한 듯한 두툼한 일기장과도 같다. 우리가 걷는 이 땅이 얼마나 오래된 시간이 빚어낸 것인지 일깨워주는 곳이기도 하다.

퇴적암층 뒤로는 채석장으로 쓰였던 시절에 만들어진 오래된 구조물이 남아 있다. 카페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만한 시설이지만 아직은 오롯이 옛 모습을 간직하며 장소에 운치를 더하고 있다.

◇도심 속 생명의 오아시스, 안산 갈대습지공원

호젓한 분위기의 안산 갈대습지공원
1994년 시화방조제 완공으로 형성된 인공 호수 ‘시화호’는 완공 직후 공단 폐수와 생활하수 유입으로 수질이 나빠질 대로 나빠져 한때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안산 갈대습지공원’은 이러한 시화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2002년 개장한 대규모 인공습지다. 시화호로 유입되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의 하천수는 습지를 통과하며 자연적으로 정화가 이뤄진다.

시작은 환경 복원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생각과 달리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에 놀라게 된다. 약 103만㎡의 넓은 공간에는 29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멸종위기종인 수달, 금개구리 등 희귀 야생동물도 서식할 정도로 어엿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쇠오리, 청둥오리, 왜가리, 중대백로 등 도시에서 쉽사리 보기 힘든 조류 150여 종이 찾아오고 특히 겨울에는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오는 장관이 펼쳐지는 인기 탐조 여행지이기도 하다.

안산 갈대습지공원의 산책로
특히 봄에는 수선화와 개나리가 습지 주변을 노랗게 물들이고, 갈대밭 여기저기에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가까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바람소리길’, ‘물소리길’, ‘새소리길’ 등의 산책로에서는 눈과 귀가 즐거운 걷기 여행이 가능하다.

이곳은 교육 공간으로도 가치가 높다. 내부의 ‘환경생태관’과 지난해 10월 새롭게 개관한 ‘생태누리관’은 관람객에게 도시와 자연이 조화를 이룬 모습을 알리고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한 기적을 보여주는 배움의 장소가 되고 있다.

TheBeLT

- e스포츠·항공우주 활용…산업관광 수요 늘린다 [MICE] - 프로 축구 선수와 함께…켄싱턴리조트 가평, ‘어린이 축구왕’ 패키지 출시 - 하나투어, 대만 자유여행객 위한 ‘메트로텔’ 출시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