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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0% 하락한 4만813.5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9% 떨어진 5521.52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10.1% 하락하며 약 5조달러(약 7275조원)의 시장가치가 사라졌다. 기술적으로 증시가 고점대비 10% 하락하면 조정국면, 20% 이상 떨어지면 약세장으로 돌아섰다고 평가한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96% 급락한 1만7303.01에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77% 오른 24.65를 기록했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는 “불과 몇 주 만에 시장이 사상 최고치에서 조정 영역으로 진입했다”며 “관세 불확실성이 매도 압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이날 아침 자신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을 통해 위스키에 대한 유럽연합의 50%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연합 국가들의 모든 주류 제품에 대해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4월2일 이후 시행될 예정인 상호관세 등을 부과할 계획을 여전히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무역전쟁, 지출 삭감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는 커졌고, 뉴욕증시도 이에 따라 빠르게 하향 조정됐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단기적인 주가 조정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의 ‘크워크 온 더 스트리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물 경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장과 미국 국민을 위한 장기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3주 동안 약간의 변동성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장기적인 관점에 집중하고 있다. 적절한 정책을 시행한다면 실질 소득 증가와 고용 창출, 그리고 자산 가치 상승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에서는 올해 증시가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는 “올해는 훨씬 더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이 분명하며, 경제와 대서양 횡단 동맹의 모든 혁명적 변화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 아니면 향후 더 높은 성장률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보다 신중하고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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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월 도매물가가 예상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연준이 선호하는 PCE물가지수에 반영되는 일부 품목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연준 정책 변화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점도 투자자들을 실망케 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보합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0.3% 상승을 예상했는데, 이를 크게 밑돈 것이다. 이는 1월 PPI 전월대비 상승률이 0.3%에서 0.6%로 수정된 영향으로 보인다. 2월 PPI는 1년 전과 비교하면 3.2%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1%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첫 하락세이고, 0.3%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상반된 결과다. 무역서비스까지 제외한 근원물가는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번 보고서는 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보다 20%포인트 상향했고,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의 경우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을 적용하지 않은 상품에 대해선 25%의 관세율을 적용했다. 지난 12일부터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앞으로 몇달간 수입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르헨티나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드 엘러브룩은 “연준은 여전히 관망하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가 더 낮아지기를 원하고 경제도 금리가 더 낮아지기를 원하지만, 연준이 곧 일시 중지 버튼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몸짓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은 3.36% 하락하며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수차례 이어가다 결국 0.14% 하락했다. 아마존과 알파벳은 모두 2.5%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17% 하락했다. 메타가 4.67% 급락한 가운데, 테스라 역시 3% 하락 마감했다. 경기 방어주인 P&G(0.13%), 존스앤존스(0.1%), T모바일 US(1.37%) 등이 그나마 선방했다.
인텔은 새 CEO로 립부 탄(65) 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임명하면서 경영 정상화 기대감에 14.6% 급등했다.
◇30년물 경매부진에 국채금리↓…수요부진 우려에 국제유가도↓
미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220억달러 규모의 미 30년물 국채 경매가 부진했던 게 영향을 미쳤다. 오후 4시반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6bp(1bp=0.01%포인트) 빠진 4.27%를 기록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3.8bp 하락한 3.957%에서 거래를 마쳤다.
달러는 소폭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2% 오른 103.85를 기록 중이다.
관세전쟁 확산 우려로 뉴욕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13달러(1.67%) 떨어진 배럴당 66.5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07달러(1.51%) 내려앉은 배럴당 69.88달러에 마무리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관세 전쟁으로 석유수요가 줄 수 있다며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의 원유 수요 증가 예상치를 하루 120만배럴 정도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