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수요부족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가 그제 경제장관회의에서 보고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보면 철근 생산 시설 감축에 나서면서 제품별로 생산량 감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일부 수출 기업에는 자금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다.
철강업계는 내수 부진, 글로벌 공급 과잉,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높아진 보호 무역 장벽의 3중고를 겪고 있다. 건설 경기의 위축으로 철근부터 초과 생산이다. 정부 대책이 철근을 위시해 형강 강관 등 저부가가치의 범용제품 감산에 무게가 실린 배경이다. 다만 범용제품도 업계의 ‘자율 감산’을 유도한다는 것이어서 감산에 따른 손실 보전이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식의 구체적 자금 지원안은 빠졌다. 원가 비중이 높은 전기요금과 원료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생산비 절감 지원책이 이번에 포함되지 않아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자율’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정부의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다. 정부 주도라는 것이 자칫 시장의 원리 원칙에서 벗어나기 십상인 데다 직접 자금 지원은 특혜 시비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위기론이 대두됐던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 업계 자율만 강조할 경우 속도가 나기 어렵다. 구조조정 대상이 된 기업들이 치킨 게임처럼 서로 ‘끝까지 버티기’를 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석유화학 업계의 늑장에 대해 “골든 타임을 허비하지 말라”고 당부 겸 경고를 한 배경이다.
철강업계도 석유화학업계도 자율적 구조조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도 문건 하나 만들어 내놓고 ‘알아서 잘하라’는 식의 소극적 방관자여서는 안 된다. ‘선 자구노력, 후 지원’을 무조건 고수할 게 아니라 자구노력과 지원을 최소한 병행하는 수준으로는 나서야 한다. 만기 연장, 금리 재조정 등 금융지원 역시 골든 타임이 있다. 세제 지원도 기존의 틀 내에서만 이뤄진다면 정부가 거창한 회의까지 열어가면서 산업구조조정이라고 압박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제일 어려운 핵심은 생산 감축이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일 것이다. 정부가 고심하고 지원에 나서야 할 부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