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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보통 순살로 수입돼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많이 사용돼왔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브라질산 닭고기는 전체 수입량의 86%이며 지난해 국내 닭고기 소비량의 20%를 차지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브라질 내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닭고기를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상대국과 협상을 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수입 재개 시점을 예단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bhc, BBQ, 교촌 등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는 국내산 닭을 주로 사용하지만 수급 불안으로 국내산 가격이 오르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가 장기화하면 가격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각 브랜드에서 공급처 다변화에 실패하면 가격 경쟁력이 악화돼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 사태가 길어지면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원육 공급 차질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본사 지원을 받는 프랜차이즈보다 재고 여력이 부족해서다. 푸드트럭에서 닭강정을 파는 한 운영자는 “브라질산이 더 비싸지면 태국산이나 다른 대안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브라질산이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터라 원가가 더 비싸질 것 같다”고 했다.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는 편의점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원료 수입처 다변화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U는 순살치킨과 닭강정, 치킨버거 등 15종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GS25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제품 2종에 쓰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닭고기 가격 변수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앞서 지난 20일 광주광역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오리 네 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됐다. 비슷한 사례가 다른 가금농장으로 확산되면 국내산 닭고기 수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산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5653억원으로 브라질산 가금류 수입 금지 조치와 최근의 AI 발생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브라질 내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닭고기를 수입하는 것 이외에 닭고기 수입업체가 보유한 재고 물량을 시장에 방출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국내 육계 기업과 국내산 닭고기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