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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추락…트럼프 당선 후 상승분 다 날렸다

김상윤 기자I 2025.04.04 07:05:48

강달러 원하는 트럼프 정부..기축통화 지위 흔들
킹달러 예상 빗나가..달러인덱스 101선까지 추락
강력한 관세정책에 美경제침체 우려가 강하게 반영
"달러의 구조적 매도,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일수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킹달러 시대가 저물고 있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가 3일(현지시간) 1.5% 가량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쌓아온 상승분이 모두 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전쟁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급격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외환 트레이더들은 피난처를 찾으며 일본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을 대거 매수하고 나섰고, 주요 10개국 통화는 모두 강세를 나타냈다.

3일(현지시간) 엠피닥터에 따르면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무려 1.78% 급락한 101.96에서 움직이고 있다. 장중 한 때 101.27선까지 내려갔다.

달러가치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무역전쟁이 미국의 경제를 급격히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트럼프의 탈세계화 추진과 잇따른 관세 조치들로 트레이더들은 달러 하락에 베팅에 나섰따.

아문디의 채권 및 환율 전략 책임자인 파레시 우파디야야는 “달러 약세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그 기세는 매우 거세다”며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는 연초만 해도 강세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와 관세 등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달러 강세를 이끌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여러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정책은 강달러 기조와 완전히 일치한다”며 강달러를 지지하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2월 이후 광범위한 관세 정책이 쏟아나오면서 달러는 급격이 약화되고 있다. 관세 여파로 미국 성장률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기축 통화 발행국으로서 국제 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를 많이 공급해야하는 ‘트리핀의 딜레마’를 갖고 있다. 달러를 많이 퍼트리기 위해서는 통화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하는데 무역적자가 커지면 약달러가 될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제통용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무역적자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딜레마’를 갖고 있다. 기축통화로서의 모순인 셈이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정부는 기축통화 지위를 위해서는 강달러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달러 정책도 원하고 있다. 같이 병행하기 어려운 모순적인 상황인 셈이다.

다만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강해지면서 약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단기적인 달러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단기적인 시장 충격에 대해 게의치 않는다는 발언을 수차례 이어왔다.

콜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전략가 에드 알-후세이니는 “달러의 구조적 매도세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일 수 있다”고 말했다.

ING의 외환 전략 책임자 크리스 터너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결국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달러는 무방비 상태로 남았다”며 “미국 국채금리는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고, 감세나 규제 완화 관련 예상 밖의 호재가 나오기 전까진 달러가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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