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한국과의 협상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하며 8월1일 전 협상 타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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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한국시간)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25일 오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뉴욕 자택에서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각각 23일과 22일(한국시간) 미국에 출국한 이래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과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만나 협상을 진행해 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포함한 양국 재무-통상장관이 25일 만나 담판을 지으려던 기존 협상의 틀은 무산됐지만, 틀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보다 앞선 20~25일 미국을 찾아 협상에 참여했다. 마코 루비오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과 예정됐던 만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호출로 전화통화 협의로 대체됐으나 협상 자체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전날(25일·한국시간)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김용범 정책실장, 위 실장, 구 부총리,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참여한 통상대책 회의를 열고 미국과의 협상을 조율했다.
김용범 실장은 회의 후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미국에 계속 체류하며 협의하고 있다”며 “추가 협상에선 우리가 추가로 준비한 대안을 설명하고 미국 입장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 보도와 업계 추측을 종합하면 미국 측은 550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4000억달러(약 554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요청하고 한국은 기존에 투자 중인 1000억달러를 포함해 약 2000억달러 선의 투자 패키지를 제시한 가운데 접점을 조율 중이다. 여기에 농축산물과 디지털 등 분야 수입규제 완화 등이 미국 측 요구사항이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협상 품목에 농산물 포함” 공식 확인
김 실장은 “협상 품목에 농산물이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다. 우리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 농산물 분야가 포함됐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측은 쌀 수입 확대와 소고기 등 수입규제 완화 등을 요구했으나 한국은 국내 민감성을 고려해 보수적 입장을 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 실장 역시 “상대적으로 안보 분야 패키지 협의가 안정적이고 이 에너지가 다른 분야에 선순환 효과를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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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앞선 24일 스코틀랜드로의 출국길에 앞서 “한국과도 잘 했다”며 “많은 존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EU, 중국 등 현재 협상을 진행중인 모든 국가를 아우르며 “내달 1일까지 대부분 끝내겠다”며 “일부 협상은 서한 발송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8월1일 전 한·미 통상협의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 규모가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란 걸 고려했을 때 우리가 적정한 투자 제안과 산업 협력, 비관세장벽 일부 해소 제안을 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도 괜찮은 제안”이라며 “타결 가능성이 꽤 클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결과적으론 (양국 모두) 타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줄다리기 과정을 거치겠지만 결과적으론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와 조현 외교부 장관도 8월1일(현지시간) 전 미국을 찾아 산업·통상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한·미 통상협의를 후방 지원하는 방안이 계속 추진된다. 구 부총리의 카운터파트인 베선트 재무장관이 28~29일 스웨덴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참여하는 만큼 만남이 이뤄진다면 30~31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의 첫 만남도 31일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