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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허리역할을 하는 10년차 내외 검사들의 사직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선 사직서가 한 번에 몰리면서 바로 수리되지 않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사직 처리도 대기번호를 받고 기다려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실제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75명이 일괄 사직한 데 이어 올해들어선 4개월 만에 69명이 검찰을 떠났다. 아직 사직처리가 안 된 검사들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에 이를 것이란 얘기도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 검사 수는 지난 4월말 기준 2006명으로 정원(2292명)대비 286명 부족한 상태다.
검사 수 부족에 따른 수사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 파견과 공소 유지 등으로 검사들이 차출되면서 일선 검사당 담당 사건은 400~500건에 이르는 실정이다. 2022년 5만 1825건이었던 미제사건 역시 올해 4월말 현재 12만9009건으로 149% 폭증했다. 특히 통상 연간 5만~6만건 수준을 보이던 미제사건 규모는 올해들어 10만건을 넘어서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류 전 검사는 “눈앞에 쌓여 있는 미제사건 서류를 보면 수사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피해자 얼굴이 생각나서 자정이 넘도록 일을 했다”며 “꼼꼼히 사건서류를 들여다보면 보완수사가 필요한 사건이 너무 많았다”고 털어놨다. 안미현 대전지검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원 35명 중 실제 근무 검사는 12명뿐”이라며 “수사검사 1인당 미제가 500건을 돌파했고 불제사건(불송치 기록 송부사건)도 100건을 넘는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전환을 앞두고 설자리를 잃은 검사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미제사건이 쌓이는 수렁에 빠질 게 뻔하다. 이와 맞물려 보완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이 출범할 경우 수사권은 경찰에 집중되게 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자체 수사종결권을 확보한 경찰이 사실상 견제(검사의 보완수사 요청 등)를 받지 않고 수사를 완전히 끝내버릴 수 있는 판이 짜여지는 것이다. 일체의 수사 권한을 가진 경찰이 죄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시간에 쫓겨 그대로 사건을 종료할 수 있는 셈이다. 사직 검사들이 검찰 해체와 함께 보완수사권까지 박탈하면 심각한 수사 지연과 공백으로 국민만 피해보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도 이 같은 무소불위 ‘공룡경찰’의 전횡을 우려해서다. 마치 ‘병원에 온 환자를 의사(검사)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차트(수사 기록)만 보고 처방(기소)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빈번히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청 폐지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이뤄진 역사적 심판이란 평가를 받겠지만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것은 국민의 사법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과 다름없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피해를 국민이 온전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의 흠집을 메꿀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되면 백 없고 돈 없는 억울한 국민은 누구에게 하소연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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